급등한 대북주, 공매도 세력 ‘표적’됐다…한 달만에 '100배'

입력 2018-05-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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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개 종목 공매도 거래량, 한달 전보다 평균 106배 급증…두산인프라코어 가장 많이 증가

한반도 해빙 분위기를 타고 대북 경제협력 관련 종목이 연일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종목의 주가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는 공매도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포털에 따르면 남북 경협, DMZ(비무장지배)평화공원, 건설, 철도, 시멘트 등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대북주’로 분류되는 94개 종목 중 79.8%(75개 종목)는 지난달 30일 기준 공매도 거래량이 한 달 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거래량 변화가 없는 3개 종목을 제외하면 공매도 거래가 감소한 종목은 전체의 17.0%(16개 종목)에 그쳤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증가율이다. 증가율을 계산할 수 없는(3월 말 거래량이 0건인 경우) 19개 종목을 제외한 72개 종목의 공매도 거래량은 한 달 전보다 평균 106배(10500.3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거래량이 60.20%, 95.53% 증가한 것과 비교해 매우 가파르다. 4월 들어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자 하락에 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도 최근 한 달 사이 대북 경제협력 관련 종목의 상승이 과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북 경제협력 관련 종목들의 주가를 끌어올린 기대감이 현실화하기에는 아직 남북과 북미 사이에 합의가 이뤄진 것이 많지 않다”며 “나온 결과물에 비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오르다 보니 하락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매도 거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북한의 인프라 개발이 현실화할 경우 건설기계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았던 두산인프라코어다. 3월 말 6만8048주였던 두산인프라코어의 공매도 거래량은 4월 말 120만2615주로 늘었다. 대표적인 대북 경협주로 꼽히는 현대건설(4만3960주 → 99만56주)과 현대엘리베이터(3만2100주 → 19만1370주)도 마찬가지였다. 대북 비료지원 사업 기대감을 받은 남해화학도 해당 기간 공매도 거래가 2만1681주에서 25만2337주로 급증했다.

애초 공매도 거래가 많지 않았던 일부 종목은 드라마틱한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스관 연결 관련주인 하이스틸의 공매도 거래는 18만8400% 증가했고, 자원개발 관련주로 분류된 수산중공업은 12만2677.01% 증가했다. 이 밖에도 △동아지질(10만1470%) △재영솔루텍(8만7472.73%) △성신양회(7만976.27%) △스페코(6만4146.67%) 등이 한 달 새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다.

한편, 공매도 증가율은 연관된 사업 분야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가스관 연결사업과 관련된 종목의 공매도 거래량은 5만1415% 증가한 반면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된 종목의 공매도 증가율은 393.94%로 비교적 낮았다. 가스관 외에 공매도 거래량이 많이 증가한 분야는 자원개발(3만975.67%), 개성공단 입주기업(1만4666.93%), 시멘트(1만4608.12%), 건설(1만2795.34%)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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