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금리 ‘마의 3%’ 육박…다가오는 인플레의 그림자

입력 2018-04-2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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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美 10년물 국채금리, 4년 3개월 만의 최고치 기록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출처 = WSJ
미국 장기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3%에 육박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재정 적자 확대를 우려하는 심리가 국채금리를 끌어올렸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2.99%까지 올라 2014년 1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금리는 지난 2월 하순 최고치였던 2.95%를 넘겨 3%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즉 채권 매도세가 강해져 가격이 하락하면서, 반대로 채권 금리 상승은 빨라졌다.

고유가 등을 배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점이 국채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국제유가는 시리아 사태와 맞물린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산 유지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4% 오른 68.64달러(약 7만4000원)로, 배럴당 70달러에 근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도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로 미국 내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가격이 오른 것도 채권 가격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재정 적자 확대로 재무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는 것도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최근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2018 회계연도 (2017년 10월~ 2018년 9월)에서 재정 적자가 804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7 회계연도의 재정적자 수준인 6654억 달러에서 21%가량 늘어난 것이다. CBO는 이 같은 속도라면 2020년 미국의 재정 적자가 1조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의 마크 카바나 애널리스트는 지난 2월 말 “올해 10년 물 국채금리는 3.25%까지 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오는 6월 말까지 3%에 도달할 것”이라며 “2년 뒤 재정 적자는 1조 달러에 육박할 수 있는데 이는 작년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라고 진단했다. 시포트글로벌홀딩스의 토마스 디 갈로마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10년물 국채금리가 3%까지 올라가는 것은 정말 큰 문제”라며 “재정 적자 확대에 대한 불안으로 올해 3.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자산운용 기업 TCW의 라이도 랜드맨 애널리스트는 “완만한 경제 성장 하에서 10년 물 국채금리는 3.5%가 적정하다”며 “다만 국채 수급이 악화해 일시적으로 시장이 요동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현상을 보였음에도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이는 등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초 글로벌 증시 혼란이 재연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당시 채권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으로 몰렸고, 주식시장에서는 매도세가 나타나 뉴욕증시는 급락세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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