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남북경협주 상승의 3가지 불안 요인

입력 2018-04-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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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자본시장부 기자

대세 테마주로 ‘남북경협주’가 떠오르고 있다. 정부 대북특사단이 북한을 방문한 지난달 5일부터 급상승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시작이었고, 송전기업과 같은 전통적 남북경협주 역시 상승세에 합류했다.

이때만 해도 ‘남북 해빙 이벤트 = 경협주 상승’이라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겼지만, 북한 인프라 및 주택 건설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토목·건설주부터 시멘트·건자재주까지 상승세가 전이됐다. 여기에 대북 지원 기대에 비료 및 사료주도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실체가 없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남북경협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전망을 꺼렸던 증권사들이 최근 입장을 바꿔 보고서를 잇달아 쏟아내자, 확실한 기대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대부분 “이전에 없던 ‘플러스알파’가 생기는 것이므로 나쁠 건 없다”라는 관점이다.

하지만 상당수 불안 요인이 상존한다. 우선 북한 개방의 정도를 가늠하기 힘들고, 어느 기업이 어떤 혜택을 받을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특정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올랐다가 이벤트 직전 큰 폭으로 하락하는 전형적인 테마주의 패턴을 반복할 가능성이 충분한 게 사실이다. 지난주 말 일부 남북경협주가 차익 시현으로 하락한 것은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남북경협주에 대한 투자가 유독 개인에 치우친 점도 문제다. 최근 한 달간 개인은 순매수를 지속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거나 오히려 순매도했다.

4·27 남북정상회담과 6월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 등 앞으로 최소 2개월 동안 다양한 이벤트가 남아 있다. 제약·바이오주가 주춤한 상황에서 남북경협주가 주도 테마주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는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고, 투자자들은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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