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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5G 자율주행기술 청사진 공개했지만…'CEO리스크'에 5G 신사업 '빨간불'
입력 2018-04-18 10:14   수정 2018-04-18 11:10
경찰조사 받은 황창규 회장 불명예 퇴진 시 자율주행차ㆍVR 기술 개발 차질 우려

▲KT 자율주행버스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돼온 KT의 CEO 리스크(CEO 중도하차)가 이번에도 재현 조짐을 보이면서 신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황창규 KT 회장이 전임 회장들처럼 불명예 퇴진을 할 경우 그가 주도했던 자율주행차·가상현실(VR) 등 5G 관련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T는 18일 오전 광화문 KT WEST 사옥에서 ‘퓨처포럼’을 열고 5G 4대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한 ‘상용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선언했다. 이 플랫폼은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차가 달릴 수 있도록 하는 △5G 인프라 △5G-V2X(차량·만물간 통신)기술 △정밀측위(30㎝ 단위로 파악) △지능형 관제 시스템 등 4가지 차별화 기술이 핵심이다. KT는 앞으로 ‘5G 자율주행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판교와 대구 등에서 추진 중인 자율주행 실증단지 사업과 이를 통한 개방형 생태계 조성 계획도 밝혔다. 당장 다음 달부터는 자율주행 실증단지인 경기도 성남의 ‘판교제로시티’에서 5G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한다.

이처럼 자율주행차에 대한 중장기 청사진이 나왔지만 황 회장의 거취에 따라 실질적인 투자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황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시기에 제대로 기술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얼마 전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VR 사업도 걱정거리다. KT는 3월 증강현실(AR), VR 등 실감형 미디어를 체험할 수 있는 가맹점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토대로 2020년까지 1조 원 규모의 시장을 조성하고 그룹 자체적으로 1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KT의 VR 사업은 황 회장의 힘이 실린 핵심 사업으로, 내년 상용화를 앞둔 5G를 빠르게 확산할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KT는 VR 사업 대중화를 위해 3월 신촌에 도심형 VR 테마파크인 브라이트(VRIGHT)를 개관했다. 50여 종의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브라이트는 개관 한 달 만에 40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안에 5호점까지 오픈할 계획이다. 이후 직영점 및 가맹점 형태로 2020년까지 200여 지점으로 확대해 VR·AR 시장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황 회장은 전날 경찰청에 출석해 20시간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5시 48분께 귀가했다. 경찰은 황 회장이 KT 전·현직 임원들을 통해 국회의원 90여 명에게 4억3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금 형식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 회장은 경찰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진술 내용을 검토한 뒤 신병처리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KT 내부에선 정권 교체기마다 불명예 퇴진을 했던 전임 수장들의 ‘흑역사’가 이번에도 되풀이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남중수 전 사장은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2008년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20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황 회장 직전 수장인 이석채 전 회장도 배임 혐의와 회삿돈으로 11억 원대 비자금을 만든 문제로 임기를 2년 앞두고 회장직을 내려놨다.

KT 측은 일단 조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종전에 추진했던 사업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5G 상용화를 앞두고 이미 관련 기술 개발을 수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며 “CEO의 경찰 조사로 인해 관련 사업들이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홍범 KT 융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장이 18일 광화문 KT WEST 사옥에서 열린 퓨처포럼에서 자율주행차 청사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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