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형제, 60년 쿠바 통치 막 내린다…차기 의장은 실용주의 성향

입력 2018-04-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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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 카넬 부의장, 차기 의장으로 유력…외교·경제 문제 해결해야

▲2014년 12월 20일(현지시간)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왼쪽)이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아바나/AP연합뉴스
피델과 라울 카스트로 형제의 약 60년에 걸친 쿠바 통치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오는 18일(현지시간)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16일 캐나다 CBC뉴스는 쿠바의 대통령 겸 의장을 선출하는 국가평의회가 예정보다 하루 빠른 18일 오전부터 개최된다고 보도했다. 쿠바의 국영 매체인 쿠바데바테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국가평의회 진행 과정을 매끄럽게 하려는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라울 카스트로는 5년 임기를 2번에 걸쳐 마친 뒤 후임자에게 직을 넘기겠다고 밝혔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의 뒤를 이은 차기 의장으로는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수석부의장이 유력하다. 디아스카넬 부의장은 혁명 후 세대로 개혁·개방에 긍정적이며 실용주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59년간 이어진 카스트로 형제의 쿠바 통치가 막을 내린다. 다만 라울 카스트로는 공산당 서기직을 2021년까지 유지할 예정이기 때문에 디아스카넬 부의장의 정치적 영향력은 당분간 제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2006년 형 피델 카스트로가 건강상의 문제로 물러나면서 권력을 위임받았다.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은 1961년 미국과 국교를 단절하고 생산수단을 국유화하는 등 사회주의 국가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했지만,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달랐다. 그는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55년 만에 국교 정상화에 합의하고, 농업에서 건설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유재산을 허용하는 등 쿠바에 자본주의를 허용했다.

디아스카넬 부의장 앞에는 취임 즉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교와 경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할 당시는 쿠바와 미국의 관계가 전에 없이 평화로웠다. 그러나 국교 정상화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양국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교 정상화를 완전히 뒤집지는 않았지만, 미국인의 쿠바 개별 여행을 제한하고 쿠바 군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시행하는 등 오바마 행정부의 국교 정상화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쿠바 경제의 걸림돌로 지적받는 이중 화폐 제도 폐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바의 고유 화폐는 CUP였지만 1993년 달러화 유통이 허용되면서 달러화가 쿠바의 실질적인 화폐가 됐다. 그러자 정부는 2004년 달러화와 가치가 연동되는 CUC를 도입했다. 현재 CUC는 외국인들이, CUP는 내국인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중 화폐 제도는 쿠바 경제의 왜곡을 가져와 쿠바 국민의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작년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마지막 연설에서 이중 화폐 제도의 폐지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디아스카넬 부의장이 취임 첫해에 이중 화폐 폐지를 시행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동시에 경제 정책의 성과에 따라 그의 정치적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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