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정교선 사재 출연해 순환출자 완전 해소

입력 2018-04-0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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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한다. 이를 통해 주주권익을 강화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적극 부응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5일 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쇼핑은 이날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어 순환출자 해소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안건을 의결했다.

다른 대기업에 비해 순환출자 구조가 복잡하지 않음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이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것은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완성하겠다는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애초 작년 말까지 순환출자를 해소할 계획이었으나 지분 변동과정에서 현대홈쇼핑의 대주주(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가 변경되는 것에 대한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사전 승인과정을 거치면서 일정이 4개월가량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순환출자 해소는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 간 순환출자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선 정 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A&I 지분 21.3%(5만1373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또한 정 부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757만8386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진 출자고리를 끊었다. 두 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되면서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순환출자 고리도 자동으로 해소됐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소요된 자금은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각각 은행 차입과 보유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했다. 정 회장은 현대A&I 지분 매입을 위해 약 320억 원을 은행에서 차입했고, 정 부회장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홈쇼핑 주식 전량(9.5%, 114만1600주, 약 1200억 원 상당)을 현대그린푸드에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지분 거래를 통해 정 회장의 현대A&I 지분은 52%에서 73.4%로 늘어났으며,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보유 지분이 기존 15.3%에서 23.0%로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도 기존 현대백화점(15.8%)에서 현대그린푸드(15.5%→25.0%)로 변경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그룹 IT 사업부를 현대그린푸드에서 물적 분할해 별도 IT 법인인 ‘현대IT&E(현대아이티앤이)’를 신규 설립하기로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5일 이사회를 열고 IT 사업부를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독립된 IT 전문회사로 분사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IT와 엔터테인먼트를 의미하는 현대IT&E에는 기존 IT사업부 외에 새로 ‘VR(가상현실) 전담 사업부’가 만들어진다. IT사업부는 기존 그룹 전산관리 작업 외에 유통 관련 IT 신기술 개발 운영, 디지털 헬스케어, 클라우드 운영 대행서비스 등 다양한 I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IT&E에 대한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외부 투자자의 사업역량을 활용하고 보다 독립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VR사업부의 경우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현대아울렛과 유동 인구가 많은 전국 주요거점 등에 대규모 VR 테마파크를 조성, 운영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국내 VR 중소기업 및 해외 VR 전문업체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오는 10월경 VR 테마파크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며, 향후 2년 내 10여 개 이상의 VR 테마파크를 연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재원마련과 세금 부담에도 사재를 출연해 직접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주주권익 강화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등 높아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며 “현대IT&E의 경우 다양한 진하게 돼 내부거래 의존도가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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