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KB노조, 사외이사 추천 반대”...'사추위 사외이사로 구성' 찬성

입력 2018-03-1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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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KB금융 노조의 노동이사제 도입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국제 의결권 자문시장의 65%를 차지하는 ISS는 전 세계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보고서를 발표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는 KB금융 주총 안건 가운데 KB노조가 주주 제안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과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이사선임 자격 제한 관련 정관 변경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결국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권에 개입하겠다’는 금융권 노조의 의도에 해외 전문기관이 또 다시 제동을 건 셈이다.

ISS는 권 교수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 “이병남 이사의 임기 만료로 HR 전문가인 권 교수의 전문성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HR보다는 재무, 법, 소비자 보호 분야의 전문성 보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권 교수가 금융사를 포함한 상장회사 이사회 활동 경험이 없어 이사로서의 성과를 평가할 수 없다”며 “KB금융 전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지가 분명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반대 의견을 밝힌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낙하산 인사 방지를 골자로 한 정관 변경안에 관해서는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정당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고 이사의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 추천 및 검증 절차와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보면 회사가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두 개의 안건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해 올렸다. KB금융 노조는 사측과 표 대결을 벌이겠다며 의결권 모으기에 나섰지만 ISS 권고에 따라 안건 통과는 한층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KB금융에 투자한 외국인 주주들은 주로 중동이나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 성향이 강해 ISS 등 자문기관의 권고를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해 11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추천이 무산된 이후 KB금융 노조 측은 ISS도 인정할 만한 후보를 물색해 왔던 터라, 내부적으로 적잖은 충격에 휩싸일 전망이다.

한편 ISS는 사추위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토록 한 정관 변경안에는 찬성 의견을 냈다. 해당 안건에 대해서는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기업지배구조원도 찬성 의견을 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의견을 내지 않았으며 낙하산 인사 방지 정관 변경안에는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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