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CEO ‘자사주 매입’ 왜?

입력 2018-03-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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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잇따라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최고경영자(CEO)로서 앞으로의 경영성과에 대한 자신감을 주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채용비리 의혹부터 지배구조 개선까지 각종 현안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CEO 자사주 매입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내부 결속을 다잡는 시그널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이달 7일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첫 번째 자사주 매입이다. 이로써 손 행장은 우리사주 2만2831주를 포함해 총 2만8127주를 보유하게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장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경영성과와 수익성 등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고, 주주친화 정책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13일 KB금융 주식 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KB금융이 은행권 채용비리 한가운데 선 상황에서 윤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하자 갖가지 해석을 낳았다. 검찰이 윤 회장의 친인척 특혜채용 등 KB금융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상황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채용비리 논란을 이겨내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했다.

윤 회장은 회장으로 선임된 직후인 2014년 11월 25일 KB금융 주식 5300주를 사들였고, 이듬해 7월 10일 KB금융 주식 4700주를 한 번에 매입했다. 지난해 8월 16일과 8월 31일, 9월 4일, 9월 11일 네 차례에 걸쳐 KB금융 주식 총 4000주를 사들였다. 공교롭게 당시 자사주 매입은 윤 회장 연임을 결정하는 확대지배구조위원회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도 조만간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취임 이후 아직까지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재차 강조하면서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는 향후 배당 확대 이외에도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들이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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