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정재원 매스스타트 '탱크 논란'…"종목 특성상 불가피" VS "탱크보다 역할 분담 과정이 본질"

입력 2018-02-2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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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DB)

이승훈-정재원이 합작으로 금메달 쾌거를 이룬 남자 매스스타트가 '탱크(페이스 메이커) 논란'에 휩싸였다.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에서 해당 종목 세계 랭킹 1위인 이승훈은 금메달을 따냈다.

금메달도 값지지만 경기 후 이승훈이 조력자인 정재원의 손을 잡고 트랙을 돌며 태극기를 휘날리던 장면은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았다. 레이스 초반 정재원은 앞서 치고 나간 덴마크와 벨기에 선수를 따라가며 후미 그룹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이승훈은 정재원이 이끄는 후미 그룹에서 체력을 비축했고 경기 막바지 강력 스퍼트로 나서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승훈은 정재원에게 고마움을 표했고 정재원도 "희생이 아니라 팀플레이였다"고 밝혀 뭉클함을 선사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대표팀은 팀추월 경기부터 훌륭한 팀워크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 가운데 '스케이트맘'의 폭로로 매스스타트 '탱크 논란'이 제기됐다. 26일 한 매체가 "아들이 이승훈의 '탱크'로 소모됐고 결국 운동을 그만뒀다"고 주장한 전직 스케이트 선수 어머니의 인터뷰를 전하면서다.

이에 따르면 해당 학부모는 "아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이승훈 4관왕 만들기'였다"고 주장했으며 또 다른 스케이트맘도 "탱크를 거부할 경우 국가대표 선발 등에 불이익을 준다"고 말했다. 또 전명규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 겸 한국체대 교수 라인에 들면 국대 선발, 특별훈련, 금메달, 실업팀, 스폰서 등이 풀 패키지로 제공된다는 증언도 보도됐다.

하지만 매스스타트 종목 특성상 팀워크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매스스타트는 코너링 등 쇼트트랙 요소를 가미한 종목으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됐다. 쇼트트랙처럼 한 경기에 아군이 여럿 있다면 작전 수립이나 경기 수행이 한결 용이하다. 국대 출신 문준 MBC 해설위원은 "매스스타트는 현실적으로 한 선수가 도와줘야 메달 딸 확률이 높아진다"며 "선수와 연맹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인데 한 선수의 희생을 '특혜'로 보기엔 무리"라고 강조했다.

실제 매스스타트 강국들은 '탱크'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빙속 강국 네덜란드 역시 '황제' 스벤 크라머를 이번 매스스타트에서 탱크로 투입해 쿤 페르베이의 동메달 수상을 만들어냈다. 스벤 크라머는 평창올림픽이 매스스타트 데뷔전이었다.

그럼에도 '탱크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 빙상계는 선수 선발 과정 등에서 파벌과 같은 잡음이 많았기 때문이다. '페이스 메이커' 자체에 대한 문제점보다 역할 분담 과정 등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일부 네티즌은 "다른 나라 다 하는데", "종목 특성상 어쩔 수 없다", "잘 하는 선수 밀어주는 게 당연", "어떻게 보냐의 차이, 탱크가 아니라 조력자"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논점을 흐리지 말자", "탱크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걸 선수가 강제로 받아들이거나 거부 시 불이익을 받는다는 게 잘못된 것", "어느 종목이나 바람막이가 있는 건 맞지만 강압은 문제", "탱크 없이 은메달 딴 김보름 대단", "매스스타트 이참에 단체전으로 바꿔라", "다른 나라도 다 하니까 탱크 희생 괜찮다는 논리?", "눈치게임도 아니고", "왜 항상 선수만 욕 먹냐", "싸움 부추기고 희생 강요하는 종목이네" 등의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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