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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재단 특혜' 이재용 '집유' vs 신동빈 '실형'… 엇갈린 판결 왜
입력 2018-02-13 19:20   수정 2018-02-13 19:29
롯데 측 "예상 못했던 상황 참담… 결과 아쉬워"

(이투데이DB)
똑같이 재단 출연금을 냈지만 신동빈(63) 롯데그룹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때와는 달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징역 2년6개월의 실형과 함께 추징금 70억 원을 선고했다.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으로 불리는 최순실(62) 씨는 이날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 원, 추징금 72억9427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신 회장과 이 부회장이 각각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달리 판단했다. 롯데가 박근혜(66) 전 대통령 등에게 '묵시적인 청탁'을 한 반면 삼성은 그렇지 않다는 게 재판부 결론이다.

재판부는 "롯데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최 씨가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에게 지시한 내용, 후원금 반환 경위 등을 종합하면 대통령의 요구 및 70억 원을 지원한 행위는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와 관련된 대통령이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라는 점에 관한 공통된 인식 또는 양해 하에 이뤄진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삼성 현안이었던 '승계작업'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도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앞서 이 부회장 사건을 심리한 2심 재판부와 같은 판단이다. 두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특검이 주장하는 개별 현안들의 진행 자체가 '승계작업'을 위해 이뤄졌다거나,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라는 목표를 위해 개별 현안들이 추진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을 의식한 듯 "국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 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짐작은 가나 신 회장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기업인들이 유사한 상황에서 모두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대통령 요구에 따라 뇌물을 건넸다는 사정이 분명히 신 회장에게 유리한 양형요소이기는 하나, 그 영향은 제한적이어야 한다"며 "피고인을 선처한다면 어떤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그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경쟁을 통과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실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하기보다는 다소 위험이 따르지만 손쉽고 보다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뇌물공여라는 선택을 하고 싶은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판과정에서 '묵시적인 청탁' 조차 없었다고 주장해온 변호인은 이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신 회장 역시 법정 구속은 생각하지 못한 듯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롯데 측은 선고 직후 공식입장을 내고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 참담하다"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등 경영 현안에 대한 청탁을 하고 최 씨가 실소유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지원했다가 검찰의 그룹 수사가 이뤄지기 직전에 돌려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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