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산업용 전기로 '가상화폐 채굴'…38개 업체 적발

입력 2018-02-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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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장 의심 사업장 1천45곳 조사…위약금 5억원 추징

일반용 전기보다 저렴한 산업ㆍ농사용 전기를 가상화폐 채굴에 사용한 업체 수십 곳이 적발됐다. 가상화폐는 돈을 주고 살 수도 있지만 컴퓨터를 쌓아두고 24시간 어려운 암호를 풀어 조금씩 얻을 수도 있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이 한국전력공사에서 받은 '가상화폐 채굴장 위약 의심고객 현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ㆍ농사용 전기를 사용하다 적발된 가상화폐 채굴장이 전국 38곳에 이른다.

한전은 범정부 차원의 '가상화폐 관련 긴급대책' 중 하나로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산업 또는 농사용으로 전기를 쓰겠다고 한전과 계약하고서 실제 가상화폐 채굴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고객을 조사했다.

가상화폐 채굴장은 24시간 가동하고 많은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전은 월평균 전기 사용량이 450시간 이상 급증한 고객 1045호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채굴기는 복잡한 계산을 하기 위해 그래픽 카드를 여러 장 꽂아 만들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크고 열도 많이 난다.

한전의 전기공급약관을 위반한 것으로 적발된 채굴장 38곳이 사용한 전력량은 1117만9935kWh로 한전은 이들에게서 5억992만7000원의 위약금을 추징했다.

채굴장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경남 7건, 대구 7건, 부산 3건, 인천 3건 등 순이었다.

이들은 산업ㆍ농사용 전기요금이 일반용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노려 산업단지 폐공장과 농어촌 창고 등에서 채굴장비를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24시간 가동하는 가상화폐 채굴장이 동절기 1달간 전기(계약전력 200kW 기준)를 사용할 경우 산업용은 일반용의 65.9%, 농사용은 31.7% 정도의 전기요금밖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가상화폐 채굴장은 전기 판매수익 감소와 전력설비 안정성 저해, 안전사고를 유발하고 전기사용계약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전이 의심고객에 대한 조사를 분기별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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