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컴투게더 노트연구원 ‘노트의 마법’

입력 2018-01-2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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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마음에 새기고 생각하는것

 ‘어떻게 이런 책을 기획할 수 있을까?’ 이 같은 감탄을 자아내는 책은 바로 컴투게더 노트연구원의 ‘노트의 마법’이다. 대만에서 출판된 책으로 이미 대만에서 5년 연속 취미 실용 분야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우선 기획자들은 전 세계에서 노트 작성에 일가견을 가진 20명을 찾아내 그들의 노트 기록 비법을 공개했다.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시각 자료를 대폭 공개함으로써 독자들이 쉽게 핵심을 찾아낼 수 있도록 만든 책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짧은 설명도 핵심 중의 핵심을 골라서 실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선 어떤 노트가 있는지, 그리고 어떤 펜들이 있는지 등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꾸준히 노트를 쓰기만 했는데 삶을 대하는 태도가 이토록 긍정적으로 바뀌고 만족감이 높아졌습니다.” 서문에 실린 문장이다. 무엇인가를 정성껏 기록한다는 것이 주는 효과는 대단하다. 이 책은 국적, 분야, 나이, 성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노트를 쓰면서 무엇을 느끼고 어떤 효과를 보았는지를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

 “노트에 기록하는 행위가 우리 자신을 일깨워 목표와 꿈에 매진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것은 흘려들어선 안 되는 말이다. 기록한다는 것은 새기는 것과 꼭 같은 효과를 낳는다. “노트에 목표와 해야 할 일, 또는 가고 싶은 곳이나 사고 싶은 것을 적는 순간 우리 마음속에도 똑같은 내용이 새겨지는 것입니다. 그 효과를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남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꾸준히, 정성껏 노트를 써 나가게 됩니다.”

 ‘전 세계 노트왕에게 배우는 기록의 정석 20’은 이 책의 부제답게 책의 핵심을 정확하게 집어낸 표현이다. 스웨덴의 일러스트레이터 마티아스 아돌프슨은 “나에게 노트는 상상력 집합소와 같습니다. 아이디어의 원천이죠”라고 말한다. 기록한다는 것이 곧바로 생각하는 것임을 말해준다. 전직 항공기술자로 살다가 이제는 전업 노트 제작자로 활동하는 호세 나란자는 “노트에 기록하는 것은 일종의 정신적 의식이어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종이에 실현할 수 있는 건 노트밖에 없다”고 말한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기자기하게 만든 노트를 세상 사람들에게 드러내 놓기가 쉽지 않을 텐데 기획자들이 이처럼 대단한 일을 성사시킨 점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한 노트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노트가 트래블러스 노트이다. 보조 용기로 마스킹 테이프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외환 딜러로 활동하는 필리핀의 피코는 섬세한 메모광이다. 그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직종에 종사하는데 그에게 노트 쓰기는 스트레스를 푸는 좋은 방법이다. 무려 15년 정도 노트를 사용해 왔고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세상 밖에 나와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는 커피숍이다. 그는 여러 종류의 노트 가운데서도 가성비가 가장 뛰어난 노트로 트래블러스 노트를 드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웨딩 포토그래퍼로 활동하는 말레이시아의 리는 노트 쓰기를 시작한 이후에 다시는 삶을 소홀히 여기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노트를 쓰면서 늘 새롭게 일상을 재단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쓰면 이루어진다”고 믿는 타이완 작곡가 우즈닝의 노트는 철저하게 보통 생활인을 위한 노트 비법을 공개한다. 이른바 생활에서 승리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목표를 관리하는 방법을 노트에서 펼치고 있다.

 생활의 변화를 원하는 이들에게, 에너지와 아이디어를 함께 얻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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