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감세 효과’, 대체 어느 정도길래

입력 2018-01-19 09:05수정 2018-01-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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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상에 260만 명 이상 혜택·성장률 0.4%포인트 견인 효과…경기과열로 긴축 가속화 우려도

지난해 말 통과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대규모 세제 개혁 이후 기업들이 일제히 국내 투자와 고용 확대, 임금 인상 등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감세에 따른 경제 효과를 분석하고 아울러 그에 따른 우려도 나타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감세를 계기로 고용 확대와 임금 인상, 미국 내 투자 등을 발표한 기업이 160곳이 넘는다. 수혜자는 260만 명 이상이다.

감세 효과 기대감에 전문가들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내놓은 분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1%에서 2.5%로 끌어올렸다. 미쓰이스미토모자산운용은 세제개혁이 미국의 올해와 내년 GDP 성장률을 0.4%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은 전날 해외에 보유한 현금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해 약 380억 달러(약 41조 원)의 세금을 내고 향후 5년간 미국에 3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새 일자리 2만 개를 창출하고 약 3500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출범한 첨단제조투자펀드 규모를 종전의 1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증액하는 등 미국 내 공급업체 지원에도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그동안 미국의 법인세율은 35%로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축에 속했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미국으로 송환하면 35%를 과세해 기업들이 자금을 본국으로 보내고 싶어도 길이 막힌 상태였다. 트럼프의 세제 개혁을 통해 법인세율은 올해부터 최고 21%로 대폭 낮아졌다. 또 해외 보유 현금 송금 시 한시적으로 법인세율보다 낮은 15.5%의 세율을 적용하고 8년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도록 해 사실상 비과세와 같은 혜택을 줬다. 이런 조치가 기업들의 거액 투자 결단을 촉구한 것은 분명하다.

앞서 미국이 지난 2005년 일시적으로 해외 현금 송금에 대해 세율을 대폭 인하했을 때도 기업들이 당시 해외 유보금의 30%에 달하는 2000억 달러를 미국에 들여왔다고 한다. 크레디아그리콜은행의 사이토 유지 일본 외환본부장은 “앞으로 수년간 미국에 기업 해외유보금의 약 10%인 2000억 달러 이상이 유입돼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거나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종업원에게 환원하는 기업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월마트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10달러에서 11달러로 인상하고 임금인상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최대 1000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미국은 물론 외국 기업도 트럼프 감세 혜택을 본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북미 지역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15%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만큼 감세 혜택도 클 전망이다. 또 미국 기업의 설비 투자가 활발해지면 산업기계 수요가 늘어 일본 기업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다만 미국은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저 수준인 4.1%까지 떨어지면서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다. 이에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는 등 경기가 과열되면 연준이 긴축정책을 가속화해 경기가 다시 냉각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형 감세는 미국의 성장률을 3%로 높이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만큼 미국으로 기업과 자금이 쏠리면 각국과의 무역 마찰이 더욱 격화할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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