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은행 지점 사라지나…무인점포 가속화

입력 2018-01-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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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UFJ, 일본 내 지점 70~100개 무인점포로 변모 계획…자체 전자화폐 개발도 박차

일본의 금융서비스가 늦어도 오는 2030년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현지시간) 역세권이나 도심의 노른자위 땅에 있던 은행 지점들이 점차 사라지는 한편 무인점포 설치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 현상을 타파하고자 은행들이 기존 업무와 다르게 모바일과 인터넷만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오뱅크(Neobank)’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은행 지점이 사라지면서 결제와 대출, 예금 인출에 이르기까지 프레임이 전면 쇄신된다.

일본 전국은행협회 회장이자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사장인 히라노 노부유키는 “10년 후에는 일본 은행권의 결제 인프라와 점포망이 새로운 형태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은 지난해 11월 일본 내 516개 지점 중 70~100곳을 2023년까지 가칭 ‘기계화 점포’로 바꾸겠다는 중기 전략을 발표했다. 즉 직원 수를 최소화하는 무인점포를 늘리겠다는 선언이다.

일본에서 은행 지점들은 대개 번화가 주요 위치에 있고 많은 직원이 창구 내ㆍ외부에서 일하는 형태다. 새로 등장할 셀프형 매장에서는 이런 이미지를 배제하고 서비스 대부분을 발전된 현금인출기(ATM)와 화상전화를 통해 제공한다. 필요하면 은행원이 원격지에서 고객과 상담한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도 무인점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미즈호자동은행’‘미즈호완전자동은행’ 등을 상표 등록했다. ‘디지털 컨설턴트’로 불리는 직원을 배치해 혹시 있을 고객의 혼란에 대처한다.

이들 은행은 미즈호의 ‘J코인’과 미쓰비시UFJ의 ‘MUFG코인’ 등 자체 전자화폐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자화폐 보급이 진행되면 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필요도 없어지게 된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결제 인프라 분야에서 암호 대신 지문이나 얼굴 등 생체정보를 이용한 인증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금융기관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미쓰이스미토모의 목표다.

중소기업 대출 심사와 실행 모두 인공지능(AI)이 담당하게 하는 구상도 있다. 이런 구상이 실현되면 비용을 줄이면서도 거래처 저변을 유지ㆍ확대할 수 있게 된다. 미즈호는 이미 소프트뱅크와 공동으로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해 대출 신청자의 신용도를 점수화하고 점수에 따라 대출 조건을 제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핀테크는 많은 부분이 스마트폰 사용을 전제로 하고 있어 노인들이 소외될 우려가 있다. 히라노 사장은 “디지털 격차도 키보드 음성 입력 서비스 등을 사용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이런 기술이 사용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은행들은 디지털화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만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객에게 인식시키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미쓰비시UFJ의 핀테크 자회사인 재팬디지털은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호출하면 ATM을 갖춘 자율주행차량을 집 앞으로 보내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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