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수사기록 공개 파장...“모 정치인이 장자연 성추행 건도 철저히 묵살돼”

입력 2018-01-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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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JTBC '뉴스룸')

JTBC '뉴스룸'이 '故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부실 의혹을 제기했다. 장자연이 숨지기 직전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 접대를 강요받았고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록을 유서로 남겼으며 장자연의 동료였던 당시 신인 배우, 장자연 전 매니저 등의 진술이 나왔음에도 검찰은 이를 '술 접대 강요'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소속사 대표의 민사 재판에서는 장자연에 대한 술 접대 강요가 인정됐다는 것이다.

8일 방영된 JTBC '뉴스룸'은 '장자연 사건' 수사기록을 단독 입수해 수사 과정이 부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자연 사건' 수사기록에는 장자연이 어머니 기일에도 술 접대에 나가 속상함에 울분을 터트렸으며 소속사 대표의 폭행이 두려워 술자리에 나갔다는 동료 진술이 담겨있다.

JTBC '뉴스룸'은 2009년 검찰이 확보한 '배우 장자연의 종합적인 피해 사례', 이른바 '장자연 문건'의 사본도 공개했다. 장자연의 주민번호와 지장이 찍혀 있는 해당 문건에도 접대, 룸살롱 접대 등 술 접대 표현이 담겨있었다. 장자연은 "대부분 술 접대는 소속사 대표 김 씨의 강요로 참석했다"며 참석 인물과 장소를 언급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씨에 대한 강요죄는 물론 참석자에 대한 강요 방조죄에 대해 불기소를 결정했다. 취재진이 입수한 검찰 불기소 결정문에 따르면 검찰은 "장자연이 문서에 남긴 '술 접대 강요'라는 문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신인 배우 윤 모 씨도 "김 씨 폭행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계약을 어기면 계약금 1억 원을 부담해야 했다"고 진술했지만 이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김 씨 강요 혐의가 인정되지 않자 술자리 참석자들의 강요 방조죄 역시 성립되지 않았고 줄줄이 무혐의 처리됐다.

이에 JTBC '뉴스룸'은 "경찰 수사 기록 곳곳에 장자연이 억지로 술자리에 불려간 정황이 드러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장자연 전 매니저는 "2008년 10월, 장자연의 어머니 기일이었다. 장자연은 피의자 강요로 제사에 참석하지도 못하고 술 접대 자리에 불려나가 서러운 마음에 차 안에서 울면서 신세를 한탄했다"고 전했다.

또 장자연은 해당 술자리 직전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했고, 소속사 실장은 사진을 찍어 비용 증빙할 것을 요구했다. 장자연이 참석한 술자리가 개인 일정이 아닌 회사 비용으로 이뤄진 술 접대였던 셈.

장자연이 숨지기 한 달 전인 2009년 2월에도 접대 강요가 있었다. 김 씨는 드라마 촬영이 한창인 장자연에게 태국으로 오라고 요구했다. 한 영화감독과의 골프 접대 자리였다. 장자연은 스케줄을 이유로 결국 참석하지 않았고, 이후 김 씨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장자연이 타고 다니던 차량을 처분했다. 이와 관련 장자연은 "김 씨의 접대 요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장자연 수사와 관련한 부실 의혹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당시 술자리에서 장자연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술도 나왔지만 검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관련 남성을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2008년 8월 김 씨의 생일 축하 파티에서 장자연과 윤 씨는 정치인 A씨가 장자연에게 불미스러운 행동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에서 윤 씨는 자리 배치까지 정확히 기억하며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경찰 역시 윤 씨가 허위 증언할 이유가 없다며 기소 의견으로 A씨를 검찰에 넘겼다.

반면 검찰은 "윤 씨가 가해자를 번복하는 등 진술 신빙성이 낮다"며 A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경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윤 씨는 "자신이 가진 명함을 토대로 가해자를 잘못 알았다"고 밝혔고 이후에는 일관되게 가해자로 A씨를 지목했다.

실제 진술이 번복된 건 A씨도 마찬가지였다. A씨는 당시 참석조차 하지 않았던 인물을 가해자로 지목해 허위진술을 하기도 했으며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도 거짓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검찰은 "연예인과의 술자리가 알려지면 정치 지망생으로서 훗날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웠다"는 A씨의 변명을 받아들였다. 검찰 관계자는 "A씨를 편든 게 아니라 진술 외 혐의를 입증할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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