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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반란 (2)]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 “돈놀이하냐?…P2P사업에 오해도”
입력 2018-01-08 10:29
무작정 창업 2년만에 누적거래액 700억 성장…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 포부

“사업 준비요? 그런 거 없었어요. 오히려 필요한 게 뭔지 너무 몰랐어요. 창업에 대해 질문하는 분들에겐 해야 할 일을 찾고 실행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하죠.(웃음)”

서상훈(28) 어니스트펀드 대표는 4일 창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P2P대출 기업 어니스트펀드는 지난해 말 누적 거래액이 7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9월에는 신규 거래액이 100억 원을 넘어 2015년 사업 시작 이후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P2P대출이란 대출이 필요한 사람과 투자를 원하는 사람을 이어주는 신개념 금융 플랫폼으로 8~15%의 중금리 대출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투자자와 대출자 간의 중간 수수료를 최소화해 최근 급격히 성장한 분야이기도 하다.

◇ 스팸메일로 동문에게 = 서상훈 대표는 너무 준비 없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서울대 동문에게 홍보성 이메일을 무단으로 배포해 곤혹을 치렀던 일은 얼마나 준비가 미흡했던가를 잘 보여준 사건이다. 2015년 서 대표와 동문 친구들이 의기 투합해 창업에 나섰지만 정착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을까’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마케팅을 담당했던 멤버가 서울대 동문 커뮤니티에서 이메일 주소를 받아, 홍보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종 결정은 서 대표를 비롯해 창업 멤버 모두가 함께 했다.

의기롭게 했던 일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다단계 홍보 아니냐”, “사기꾼으로 보인다”, “대체 우리 학교 졸업생이 맞냐”….

홍보 메일에 불쾌하다는 동문의 항의가 이어졌고, 급기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불법스팸대응센터에 신고까지 들어갔다. 다행히 처음 했던 일이고, 개인정보 관련 법에 대해 몰랐던 스타트업인 점이 참작돼 진술서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서 대표는 “홍보성 메일을 보내려면 우선 수신자 동의를 받아야 하고, 동의를 받더라도 광고라는 점을 명확히 했어야 했다”며 “팀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이런저런 사업 구상을 하느라 너무 기본적인 부분을 놓쳤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업 초창기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 의사결정, 내부통제 회계. 계약서 등 놓치고 가는 기본적인 것이 없는지 챙기는 게 무엇보다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 주변 걱정 기본…‘돈놀이’ 비아냥까지 =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겪었을 듯한 가족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서 대표도 맞닥뜨렸다. 서 대표는 “가족들은 말리기보단 걱정을 더 많이 했다. 최근에 부모님으로부터 당시에 몹시 불안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서 대표는 항상 자신의 선택을 지지하고 조언해 준 부모님께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은 자식을 무조건 믿어 주신다”며 “방향 결정에 대한 의견을 구한다기보다 결정한 이후에 조언을 듣는다”고 했다.

가족의 지지가 힘이 된 반면, 생소한 사업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지인들도 꽤 있었다고 한다.

당시 P2P중개사업을 하려면 대부업종을 등록해야 했다. 서 대표는 “모임에 가면 ‘돈 보고만 사업하느냐’, ‘돈놀이 하느냐’ 등 불편한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사실 주변의 비난이 사업에 걸림돌은 아니었다.

서 대표는 “지인들의 편견만으로 끝나면 다행이다. 인력 채용에 회사 이미지가 중요했다”며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보고 왔는데, 대부업이었다며 실망하는 채용자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지금은 몰라보게 회사나 업계의 위상이 달라졌다. 대기업 경력을 가진 지원자뿐 아니라, 내부 직원에게 입사 요청도 심심찮게 들어온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 글로벌 핀테크 기업이 꿈 = 서 대표는 어니스트펀드를 세계적 투자금융사인 골드만삭스와 같은 거대 금융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꿈이다. 서 대표는 골드만삭스의 경쟁력이 단순한 전통적 금융의 고수가 아니라 금융과 기술의 적절한 조합을 이룬 기업으로 봤다.

서 대표는 “골드만삭스는 어떤 기업보다 기술 전문가가 많다”며 “금융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핀테크 기반의 종합금융사가 되고 있어 우리의 지향점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서 대표는 이미 업계에서 상품 개발 면에선 앞서 있다고 자부한다.

서 대표는 “다양한 고객이 대출이든 투자든, 우리 회사에서 제일 좋은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어니스트펀드의 경영전략에서도 묻어난다. 어니스트펀드는 신용대출 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법인담보대출, 부실채권(NPC)담보대출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서 대표는 “앞으로 더욱 강화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할 계획이다. 그에게 매일 자정에서 새벽 3시까지는 온전히 공부하는 시간이다.

서 대표는 “올해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것”이라며 “필요한 모든 분야를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하면 더더욱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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