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혁명] ‘비잔틴 장군의 딜레마’ 극복한 블록체인 기술

입력 2018-01-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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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 컴퓨팅 약점이었던 신뢰•합의 문제, 블록체인이 해결

블록체인 기술은 일명 ‘비잔틴 장군의 딜레마’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비잔틴 장군의 딜레마란 배신과 쿠데타가 난무했던 비잔틴 제국에서 배신의 걱정 없이 협공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게다가 가짜 연락병으로 적군에게 교란당할 위험도 있다.

비잔틴 제국 장군들이 봉착한 이런 딜레마는 1982년 레슬리 램포트 등 3명의 컴퓨터 공학자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연구 논문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비잔틴 제국 장군들을 괴롭혔고, 분산 컴퓨팅에서 항상 약점이 됐던 신뢰와 합의 문제를 블록체인이 해결한 것이다.

우선 각 장군이 암호화된 명령문의 조각을 푼다. 가장 먼저 암호 조각을 푼 장군은 다른 장군에게 암호를 공표한다. 이 작업을 10번 정도 한 후 명령문 조각을 합쳐 최종 명령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명령문은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암호 풀이에 참여한 절반 이상의 장군은 노력과 자원을 들여 계획에 동참하고, 참여할 의지와 충성도를 가졌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설명한 비잔틴 장군의 딜레마 해결책은 비트코인에서 구현된 블록체인과 비슷하다.

가상화폐는 컴퓨터로 복제할 수 있어 종종 부정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되곤 했다. 하지만 사토시 나카모토는 가상화폐가 글로벌한 규모로 확대돼 비잔틴 장군의 딜레마를 극복할 것이라고 봤다.

또한 채굴(비잔틴 장군들의 문제 풀이)과 인센티브(암호 조각) 제공, 그리고 블록(거래 장부)에 담긴 내용을 암호화하고, 해시(디지털 지문)값을 다시 블록으로 전달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정 세력은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시스템을 제어하고 싶지만, 이미 글로벌하게 확장된 상황으로 진입하게 되면 통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몸집이 커질수록 블록체인 또한 복잡해지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사토시 역시 그의 논문을 통해 “(부정 세력이 발생하는 상황을) 예측할 수는 있지만, 그들이 끼어들 유인은 없다”고 말했다.

사토시는 자신이 제안한 새 화폐의 이름을 비트코인이라고 정했다. 컴퓨터 분야에서 쓰이는 이진수의 최소 단위인 비트와 코인을 결합한 말이다.

사토시가 P2P 방식의 새로운 화폐를 통해 제안한 것은 정부와 중앙은행 등 권력에 의한 시스템에서의 탈피였다. 화폐 거래가 중앙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다.

P2P에 기반을 둔 비트코인은 필연적으로 글로벌 공용 화폐의 특성을 지닌다. 기축통화인 달러와의 비율을 따져야 하는 환율 개념도 없고, 이에 따른 환전 수수료도 없다.

다만 고민거리는 ‘권력의 보증’이었다. 새 화폐가 만들어지더라도 신뢰가 없다면 현실적인 거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토시는 새 화폐의 신뢰가 네트워크 참여자 다수의 선택으로 가능하다고 봤다.

안전성 문제도 뒤따랐다. 그래서 모든 거래를 암호화할 필요가 있었다. 비트코인은 두 가지 암호학적 도구를 쓰고 있는데, 해시함수와 전자서명이다. 해시함수는 기본적으로 거래 정보를 암호화해 익명성을 보장해 준다.

이와 함께 암호화를 위해 디지털 연결 고리를 이용했다. 즉, 거래의 한 단위를 블록이라고 지칭하고, 이 블록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쌓이며 체인을 만들어갔다.

암호화한 거래들이 공개되고 자발적으로 이 거래가 정상적이라는 것을 인증하도록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것이 비트코인의 거래 메커니즘인 것이다.

동시에 부정세력 개입 문제도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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