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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리스트럭처] ‘낙수’ 끊고 ‘분수’ 가동… 180도 달라진 경제성장 선순환 공식
입력 2018-01-02 11:00
上 경제정책, 패러다임 시프트

9년 만에 보수→진보 정권교체

경제순환 구조부터 새롭게 정립

“대기업 돈벌어 자기 곳간 채워”

前정권 내세운 ‘낙수효과’ 폐기

소득주도 성장으로 內需 견인

재정복지 확대 ‘분수효과’ 기대

정부의 경제정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낙수 효과로 대표되던 대기업 성장 중심 정책에서 가계소득 증대를 통한 소득주도 성장이 그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차인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보다 구체화했다. 올해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원년에 맞게 사람중심 경제 본격 구현과 소득수준에 맞는 삶의 가시적 변화 창출로 잡았다. 9년 만에 보수정부에서 진보정부로 바뀌면서 경제정책도 빠른 속도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져 온 보수 정부에서 낙수 효과를 경제정책의 기본 패러다임으로 잡았다면 문재인 정부는 분수효과를 기본 패러다임으로 잡은 셈이다.

◇ 낙수 효과에서 분수효과로 전환 = 낙수 효과는 최근 여러 통계지표를 통해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소득 상위 계층의 부가 늘어나도 이것이 소득 하위 계층으로 잘 전달되지 않고 기업의 투자나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MB정부는 대표적으로 낙수 효과를 위해 법인세를 25%에서 22%로 인하했다. 기업들의 세 부담을 덜어주면 여유자금을 생산활동에 투자할 것이고 이는 결국 서민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기업들은 자기 곳간(사내 유보금)만 채웠다. 박근혜 정부도 임금과 배당, 투자를 할 경우 세제지원을 하는 3대 패키지 정책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배당만 늘어나는 식으로 변질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2개월 뒤인 7월 주요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불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새 정부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경제와 기업에 부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제를 살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는 사람중심 경제를 목표로 일자리 중심, 소득주도, 공정경제, 혁신성장이 키워드로 제시된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을 성장동력으로 하는 혁신성장으로 과거의 재벌주도 정책과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의 기조에서 벗어나 정부 재정을 확대편성하는 것도 큰 변화다. MB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까지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면서 재정확대를 피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적극적인 복지재정 확충 등을 통해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아동수당 신설, 기초연금 확대 등이 대표적인 복지정책이다.

◇ 을의 눈물을 닦는다 = 끊이지 않은 갑질 논란으로 경제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사회 곳곳에서 형성돼 있다. 선진국에서 기업간 거래는 대등한 자의 자유로운 사적거래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이런 전제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협상력의 격차가 큰 갑을간 거래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제가 성장해도 그 성과가 하청업체까지 가지 못한다. 이에 구시대적 ‘갑을 관계’의 적폐를 털어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벌저격수로 유명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런 흐름 속에서 취임 후 재벌개혁과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책으로 줄곧 관심을 모았다. 김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시장 안에서의 1차 분배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 밖에서의 2차 분배 정책만으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달 5일 수원 경기R&D센터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과 중소상공인 권익보호를 위한 공정거래 업무협약’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공정위가 우리 사회의 경제적 약자의 눈물을 제대로 닦아주지 못해 죄송하다”며 “우리 사회의 ‘을’들이 불공정을 호소하는 날이 더는 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가맹·유통·하도급·대리점 등 ‘4대분야 갑을관계 개혁 종합대책’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소득주도성장이나 혁신성장을 각국에 권고하고 있다”며 “정부의 경제정책이 변했다기보다는 경제 패러다임이 저출산·고령화 해결을 위해 이 같은 방향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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