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박스권에 갇히나…“2018년 상반기 낙관론 근거 없다”

입력 2017-12-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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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할 근거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AP뉴시스

국제 유가가 2018년 1분기까지 상승할 근거가 없다고 전문가들이 내다봤다. CNBC는 25일(현지시간) 여러 분석가를 인용해 내년 국제 유가 전망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와 물가 불안 완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내년 초 유가 랠리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리 콜빈 롱뷰이코노믹스 이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3개월간 석유 가격은 상당히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중동에서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지만 긴장이 없다 해도 향후 6개월간 낙관론은 잘못 자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 때 특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유가는 6월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지금까지 3분의 1 이상을 회복했다. CNB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 생산국들이 연초에 세계적인 공급 삭감을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예상보다 강한 OPEC 주도의 생산 감축이 내년까지 유가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US뱅크는 내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58달러에서 62달러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55달러에서 57.5달러로 높였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8년 세계 수요가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콜빈은 이러한 전망이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미국 셰일오일 생산자들은 유가 상승에 맞추어 빠르게 증산했다. 콜빈은 “내년 1분기 말까지 원유가 배럴당 50달러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배럴당 45달러라는 낮은 수준에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동성이 사라져 낮은 유가가 예상되면서 내년도에도 OPEC은 감산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OPEC과 러시아 등 9개 생산국은 세계적인 원유 공급 과잉에 내년 말까지 감산을 연장하기로 지난달 말 합의했다. 크리스 메인 씨티 에너지전략가는 “감산기간 연장으로 변동성이 사라졌다. 1분기 말 유가가 배럴당 57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가격 약세가 OPEC의 합의를 지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OPEC 중심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모든 회원국이 앞으로 12개월 동안 합의된 생산 수준 유지에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BC는 전했다.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스티븐 브랜녹 PVM원유협회 애널리스트는 “2018년 1분기의 주요 가격 동력은 지정학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브랜녹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지정학적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고 언급했다. 베네수엘라의 부채 위기 악화(디폴트·채무불이행)가 OPEC 회원국의 석유 생산을 저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도 덧붙였다. 남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경제적 압박이 심화하면서 30년 이상 생산량이 감소했다. 브랜녹은 “모든 것을 고려하면 유가는 현재 수준의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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