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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물]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공무원 증원 규모, 충분히 감당 수준”
입력 2017-12-22 10:46
총지출 대비 인건비 비중 현 8% 수준 장기관리 가능…SOC 국회서 1.3조 늘었지만 구조조정 지속 추진

▲구윤철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2018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딱 2주일이 됐다”며 “이제 겨우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실 직원들이 고생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라며 “어떻게 해야 업무 강도를 줄이면서도, 예산을 효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기획재정부

내년 나라 살림을 꾸려가는 국가 예산안은 428조8000억 원 규모다. 우여곡절 끝에 법정 시한인 12월 2일을 넘긴 6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가 예산안은 집행 전년도 초부터 미리 준비된다. 이는 충분한 심의 과정을 통해 좀 더 효율적으로 예산이 쓰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예산안 수립 과정을 보면 우선 기획재정부는 3월에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을 작성해 각 부처에 돌린다. 여기에는 지침에 명시된 규칙을 따라 엄격하게 예산 요구서를 만들라는 원칙이 담겨 있다. 정부 정책은 각 부처에서 실질적으로 시행하기에 시행기관이 직접 예산 집행 계획을 짜야 한다. 각 부처는 5월 말에 내년도 예산안 예산요구서를 제출한다.

기재부는 각 부처의 예산요구서를 토대로 협의를 거쳐 내년 예산안을 확정해 8월 말에 발표한다. 이 과정에서 기재부와 각 부처의 밀고당기는 과정이 반복된다. 기재부는 정말 필요한 예산인지 따지고, 각 부처는 꼭 필요하다고 설득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예산의 가감과 수정작업을 거친다. 이때 발표하는 예산안은 흔히 정부안’이라고 부른다. 국회를 통과해야 예산안이 최종 확정되기 때문이다. 국회에는 9월 1일 예산안이 제출되고 11월 1일 대통령이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다. 이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정부 예산안을 꼼꼼하게 검토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친다.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인 2018년 예산안은 6일 0시 33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문 대통령이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뒤로 36일 만이고, 정부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한 9월 1일을 기준으로 하면 97일 만에 국회의 문턱을 넘은 셈이다.

2018년 예산안 지침에서 편성, 국회 통과까지 진두지휘한 이는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이다. 기재부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있고, 예산 담당인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이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예산 편성은 구윤철 실장이 맡는다. 구 실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예산안 국회 통과 과정에서 논란이 된 공무원 증원에 대해 “우리 경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방만하게 운영되지 않도록 증원에 앞서 정확한 수요조사 및 인력 재배치를 통해 효율적인 인력 운용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구 실장은 국회에서 1조3000억 원이나 증액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의 경우 “(그럼에도) 구조조정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428조 원이 넘는 돈을 좌지우지하는 큰손 구윤철 예산실장을 만나 내년 예산안과 관련한 이모저모를 더 물어봤다.

- 국회 심의를 거치면서 SOC 예산이 1조3000억 원이나 늘었다. 중장기적으로 SOC 예산 구조조정이 가능할지 궁금하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SOC 예산이 1조3000억 원이 증액됐으나, 올해 예산(22조1000억 원) 대비로는 3조1000억 원(14.2%)이 감액된 수준이다. 특히 국회 증액은 대부분 계속사업 위주이고, 집행 가능성 등을 점검해 최소한으로 이뤄졌다. 그간 축적된 국내 SOC 스톡 및 재원배분 우선순위 변화 등을 감안해 SOC 분야 구조조정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공무원 증원 예산 때문에 끝까지 어려움을 겪었는데, 정부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충원에 따른 지출 증가는 얼마나 되나. 야당은 2050년이면 공무원 증원으로 327조 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맞는지

“공무원 증원에 따른 장기 재정 소요는 처우 개선율·할인율 등 가정에 따라 편차가 다양하나, 우리 경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116.3%인 데 비해, 한국은 38.3%에 불과하다. 총지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현재와 유사한 8%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관리 가능할 전망이다. 공무원 증원은 단순히 비용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대국민 서비스 향상, 청년 실업난 해소 등 사회적인 편익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방만하게 운영되지 않도록 증원에 앞서 정확한 수요조사 및 인력 재배치를 통해 효율적인 인력 운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 특수활동비가 계속 논란이다. 기재부에서도 특활비의 문제점을 예전부터 인식했다고 들었다. 앞으로의 개편 방향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감사원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특수활동비 지출 구조조정을 했다. 지출 필요성이 낮은 부분은 삭감하고 기밀성이 낮은 부분은 투명성이 더 높은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 등으로 전환했다. 내년 특수활동비 규모는 3168억 원으로 정부안 기준으로 전년 대비 18% 감축됐고, 국회 확정 기준으로는 21% 줄었다. 아울러 집행 과정에서의 투명성 제고 노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 아동수당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소득 상위 10%만 제외됐다. 앞으로 대책은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소득 수준 상위 10% 이상의 고소득층은 배제하기로 여·야 간 합의했다. 양육 부담 경감 효과가 크지 않은 일부 고소득층을 제외함으로써 재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이해한다. 정부는 합의의 취지를 충분히 고려해 아동수당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 선정 등 구체적인 제도 설계 과정에서 지원이 필요한 가구가 빠지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 과거에는 복지 재정 효율화를 통해 지출을 절감하는 기조였는데, 기조가 바뀐 것인가. 복지 확대를 위한 재정 효율화 방안은

“과거 정부나 현 정부 모두 복지 지출 효율화와 복지 지출 확대를 병행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 정부는 복지에 대한 선제 투자가 미래의 비용을 줄인다는 인식에 따라 복지 지출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양극화 심화, 저출산·고령화 등을 감안할 때 사회 통합과 성장 잠재력 유지를 위한 선제 투자가 시급한 실정이다. 복지 투자 재원은 복지 재정 효율화 등 강력한 지출 절감과 세입 기반 확충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중장기 재정 수지와 국가 채무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 국민참여예산제도 운영 예산이 많이 삭감됐다. 준비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준비 부족의 이유와 향후 계획은

“2018년 예산안의 국민참여예산 6개 사업 422억 원은 정부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했다. 다만 국민참여예산제 운영 예산이 일부 삭감됐다. 그러나 홍보비 등 관리비 축소여서 당초 취지대로 운영할 수 있다. 정부는 국민참여예산제도가 도입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세밀한 제도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말까지 국가재정법 시행령 개정 등 준비작업을 마치고, 국민참여예산제도 운영 계획을 확정해 2019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 연구개발(R&D) 분야 지출한도에 대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협의 설정과 관련, 당초 기재부는 반대 입장이었는데 긍정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R&D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해 현재도 주요 R&D 예산의 경우 SOC 등 타 분야와 달리 국가과학기술심의회(과기정통부)에서 사전 배분·조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개정 추진 중인 과기정통부와의 지출한도 사전 협의를 통해 과학적인 전문성과 재정적인 전문성 간 조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예산실의 업무 과부하 및 직원들의 근무 여건이 어려운 것 같은데, 앞으로의 개선 대책은

“예산안 검토 방식 등 구조적인 문제점 해결을 위해 복잡한 예산 검토 과정을 시스템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개선 노력이 정착된다면 좀 더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된다. 인력 부족 문제는 정·현원 확보, 공식 파견인력 활용 등 인력을 보강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아울러, 직원들의 업무 개선 등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구윤철 실장은 마지막으로 국회에서 예산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소위 ‘쪽지예산’은 없다고 역설했다. 구 실장은 “국회 예산안 증액심사 시 상임위 심사 및 예결위 정책질의 등 투명하고 공식적인 절차에 따른 요구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그간 언론 등에서 지적된 쪽지예산은 없었다”고 말했다.

구윤철 예산실장은… 참여정부 청와대서 1급 고속승진

구윤철(52)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경북 성주 출신으로 대구 동신초, 영신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서울대 행정학 및 미국 위스콘신대 공공정책학 석사학위를 갖고 있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한 구 실장은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서 1급까지 빠르게 승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통령 비서실 국정상황실 행정관(3급)을 거쳤고 이어 인사수석실 행정관, 인사제도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까지 지냈다. 기재부 재정성과심의관, 정책조정국장(직무대리), 사회예산심의관에 이어 예산총괄심의관을 맡는 등 경제정책과 재정, 예산 분야에서 고루 전문성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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