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CC, ‘망 중립성 원칙’ 결국 폐기 결정

입력 2017-12-1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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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구글, 넷플릿스 등 반발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결국 망 중립성 원칙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14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FCC는 이날 투표에서 5명의 위원 중 3명이 망 중립성 원칙 폐기 안에 찬성해 폐지를 최종 결정했다. 찬성표를 던진 위원 중 2명은 공화당 소속이며 1명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서 임명된 대표적인 망 중립성 폐기론자인 아지트 파이 위원장이다.

망 중립성 원칙은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도입된 인터넷 원칙이다.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가 이를 이용하는 콘텐츠 사업자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것이 골자다. 컴캐스트,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 같은 망 사업자들이 넷플릭스, 구글, 페이스북 같은 특정 사이트의 속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없다는 의미다.

망 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 컴캐스트, 버라이존 등 통신 사업자들이 합법적으로 특정 사이트의 서비스 속도를 조정하거나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게 된다. 통신사업자들의 권한이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구글,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은 막대한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커졌다.

플랫폼 사용자들과 비영리 단체, 일부 정치인들은 FCC의 결정을 뒤집고자 의회에 탄원을 내고 있다. 소셜미디어 레딧의 스티븐 휴프맨과 알렉시스 오하니안 공동창업자는 “망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싸움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며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혁신, 창의력 등을 발현할 수 있도록 한 망 중립성 원칙의 시대를 끝내는 결정에 실망했다”며 “긴 전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공화당 내에서도 FCC의 결정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화당의 수잔 콜린스 상원의원은 “망 중립성 문제는 우리 경제를 좌우할 중대한 문제”라며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과정은 그렇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반발의 목소리가 높자 FCC의 결정이 내년 안에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고 미 IT 전문매체 쿼츠는 분석했다. 첫 번째 방법은 상원과 하원이 망 중립성 원칙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다. 다만, 공화당이 현실적으로 당파 논리를 뒤집고 민주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은 작다.

두 번째 방법은 의회검토법(Congressional Review Act·CRA)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통과시킨 법안을 의회가 60일 내 검토한 뒤 승인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다. 오바마 정부 하에서 이 제도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공화당 의원들은 세를 결집해 오바마 때 만들어진 법안 15개를 무효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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