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CEO의 차기 혁신은 ‘터널’…‘모자공개(IHO)’로 30만 달러 자금조달

입력 2017-11-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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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용 10분의 1로 줄이고 굴착속도 10배로 향상 자신도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뉴시스

전기자동차에서 태양광 발전, 민간우주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혁신을 추구해온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머스크의 터널 굴착회사 보링컴퍼니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근교 호손 시에서 시험 터널 공사에 착수하는 한편 LA 시당국에 제한구역 굴착 허가를 신청하는 등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머스크는 자금조달에서도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방법을 제시했다고 2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머스크는 보링컴퍼니 공사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달 개당 20달러(약 2만1800원)에 회사 로고가 들어간 모자 판매를 시작했다. 여기에서 단순한 기술개발을 넘어서 사람들의 혁신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머스크의 마케팅 재능이 발휘됐다.

▲보링컴퍼니 모자. 보링은 모자를 통한 자금조달인 이른바 ‘모자공개(IHO)’를 통해 한 달 만에 3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았다. 출처 보링컴퍼니 웹사이트

머스크는 모자 판매에 대해 ‘모자공개(IHOㆍInitial Hat Offering)’라는 이름을 붙였다. 최근 화제를 모으는 ‘가상통화공개(ICO)’와 흡사한 느낌을 준 것이다. 즉 머스크는 사람들이 모자를 사는 것이 아니라 LA의 심각한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혁신적인 기업에 투자한다는 생각을 불어넣었다. 이에 지난달 IHO가 시작된 지 24시간 만에 8만 달러가 모였다. 지금까지 모자는 1만5000개 이상 팔렸으며 자금조달액은 30만 달러를 돌파했다.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에 “우리의 슈퍼 보링 모자를 구매한 것에 감사한다”며 “모든 자금은 더 많은 보링(Boringㆍ굴착)을 향해 나아간다”는 글을 남겼다.

아울러 머스크는 보링컴퍼니가 기존 공법보다 터널 공사비용은 10분의 1로 줄이고 굴착속도는 10배 향상시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보링은 공사 목표 상징으로 달팽이를 내걸고 있다. 기존 터널 공사는 아무리 빨라봤자 하루에 50m를 굴착할 수 있지만 달팽이는 500m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링은 터널의 직경을 기존보다 절반으로 줄여 공사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방식도 추진하고 있다. 터널에서 자동차가 직접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속으로 움직이는 차대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교통사고 가능성도 없애고 터널 크기도 크게 할 필요가 없다.

미국 메이저 터널 굴착 업체 로빈스컴퍼니의 록 홈(Lok Home) 최고경영자(CEO)는 “보링의 계획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며 “테슬라의 전기차 기술을 터널 굴착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전기차 모터 기술은 토양 절삭기 성능 향상에 유용하다. 센서를 통해 출력을 정밀하게 조정해 마모를 줄이면 소모품 교환 필요성도 크게 낮아진다. 이는 전체 공사비용 절감은 물론 공기 단축으로도 이어진다. 여기에 테슬라의 로봇 기술을 적용하면 무인화 공정으로 작업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여전히 보링의 터널 공사는 아직 실험 단계에 있어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홈 CEO는 경쟁사로 부상한 보링의 시도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선진국 터널 관련 업체들이 수십년간 전혀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지 않았다”며 “연구ㆍ개발(R&D)에 집중 투자하고 경험도 축적하는 중국 업계에 밀릴 수 있는 상황에서 보링이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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