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소매업·뜨는 공유경제…위워크, 로드앤테일러 뉴욕 빌딩 인수

입력 2017-10-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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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 위치한 로드테일러 플래그십 스토어가 사무실 공유 기업 위워크의 본사로 매각된다. 뉴욕/AP뉴시스

미국의 로드앤테일러 백화점이 뉴욕 맨해튼의 플래그십스토어를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에 팔기로 했다. 소매업체의 몰락과 공유경제 기업의 상승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워크가 로드앤테일러의 플래그십스토어가 들어서 있는 빌딩을 8억5000만 달러(약 9600억 원)에 사들인다고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있는 이 빌딩은 로드앤테일러의 상징이다. WSJ는 이번 거래가 소매업계의 위기 상황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1914년 이래로 로드앤테일러는 맨해튼 5번가에서 매장을 운영해왔다. 매년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건물을 꾸미기로 유명하다. 로드앤테일러는 위워크에 빌딩을 팔고 난 후에도 규모를 줄여 매장 운영을 계속할 예정이다. 위워크는 이 건물을 본사 및 사무실 임대에 사용할 계획이다.

로드앤테일러가 상징적인 건물의 매각을 결정한 이유는 판매 부진으로 인한 재정 악화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줄고 온라인 판매로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로드앤테일러를 비롯한 백화점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드앤테일러를 소유한 허드슨베이는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에 3억33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허드슨베이는 부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고자 매각을 추진했다.

리처드 바커 허드슨베이 회장은 “우리는 소매업뿐만 아니라 부동산을 활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도 매우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화점업에도 미래가 있지만 우리는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백화점들도 매장 공간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어스는 매장을 스포츠용품 소매점, 식료품점 체인, 헬스클럽 등에 임대했다. 메이시스는 뉴욕 브루클린 매장의 일부를 사무공간으로 매각했다. 허드슨베이는 캐나다 매장의 공간을 영국 패션브랜드 탑샵에 임대했다.

위워크는 이번 계약으로 뉴욕 중심가에 사무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 위워크 측은 “편리하고 재미있는 장소를 찾게 됐다”고 밝혔다. 2010년 사무실 2개를 열며 시작한 위워크는 공유오피스 붐을 일으키며 현재 52개 도시에 160여 개 지점을 두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스타트업의 하나로 기업가치가 200억 달러에 이른다.

뉴욕타임스(NYT)는 위워크가 건물 매입을 통해 부동산 가격 상승 이익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위워크 대변인은 추후 허드슨베이와 임대 계약을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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