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공항공사, 수익 절반이 ‘임대료’…본업이 부동산 임대업?

입력 2017-10-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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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현행 임대료 책정 주먹구구, 상생 위한 적정임대료 기준 찾아야”

국토교통부 산하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임대료 수익이 전체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대료를 포함한 비항공수익은 양대 공사 모두 60%를 초과해 40% 내외인 외국 주요 공항에 비해 임대료 등 비항공수익 추구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현아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의 2017년(7월 말 기준) 임대수익은 2693억 원으로 전체 수익 5030억 원의 53.5%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인천공항공사의 임대수익은 6306억 원으로, 전체 1조3366억 원의 47.17%에 달했다.

한국공항공사의 2016년 항공수익 비중은 총수익 8560억 원의 33.06%(2830억 원)로 비항공수익 66.93%(5730억 원)의 절반 이하에 머물렀다. 인천공항공사의 2016년 비항공수익은 전체 2조1860억 원 중 1조4175억 원으로 64.8%에 달했다.

해외 주요 공항의 수익구조는 우리나라 양대 공항공사의 수익구조와 정반대인 상황이다. 영국 히드로 공항의 경우 항공수익이 59.8%, 비항공수익은 40.2%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은 항공수익이 57.2%, 비항공수익이 42.8%다. 독일 프라포트 공항은 항공수익이 61.2%, 비항공수익 38.8%이다.

이 같은 수익구조는 양대 공사의 고가 임대료 정책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공항공사는 ‘변동임대료’ 제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비교징수’ 방식으로 각기 이름은 다르지만 두 공항공사가 같은 구조의 임대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입찰시 ‘고정임대료’를 제안받는 한편, 업종별 영업요율을 책정한다. 매출액 수취시에는 사업자별 매출액에 영업요율을 곱한 ‘변동임대료’를 산정해 고정임대료보다 높게 나온다면 그 값을, 고정임대료보다 변동임대료가 낮다면 고정임대료를 수취한다.

인천공항공사의 비교징수 방식도 마찬가지다. 고정된 임대료(최소보장액)가 있지만, 매출액에 업종별 요율을 곱한 값이 고정임대료보다 높게 나온다면 그 값을 임대료로 받는다.

결국 임대사업자들은 매출 감소에도 ‘고정임대료’나 ‘최소보장액’만큼은 지불해야 하는 반면, 매출이 증가하면 양대 공항공사는 높은 임대료를 받는 계약조건이 유지되어 온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항공수요 증대에 따른 매출 증가의 영향으로 양대 공항공사에 입점한 업체들의 임대료는 꾸준히 상승했다. 업체들이 재계약할 때 기존 임대료가 참고자료로 활용되며 임대료 상승폭은 더욱 커졌다. 사업자들도 매출액 증가가 있었던 만큼 고율의 임대료에도 크게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인해 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대외 악재가 발생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면세점 등 임대사업자들이 사업권을 조기 반납하거나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 등 공사와 갈등을 빚기 시작한 것이다.

김 의원은 “임대료가 꾸준히 높아지며 기존 업체들이 과도한 임대료를 내지 못해 퇴출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공공영역에서 발생되는 ‘관트리피케이션’ 현상이 항공 분야에서도 확인된다”면서 “매출 증대와 함께 임대료는 꾸준히 올라가기만 했을 뿐 어느 정도 임대료가 ‘적정 임대료’냐 여부는 전혀 논의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먹구구식 임대료 산정 때문에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올라가고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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