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Eye]美연준 의장 후보 5명은 3류로 나뉜다...트럼프의 선택은?

입력 2017-10-1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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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후임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되면서 최종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여러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옐런 의장의 후임 후보를 최종 5명으로 좁혔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옐런 현 의장, 전 연준 이사인 케빈 워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인 게리 콘, 현 연준 이사인 제롬 파월, 스탠퍼드대 교수인 존 테일러 등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기자 회견에서 “모든 후보를 존경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결정할 생각”이라며 조만간 최종 인선을 할 생각을 나타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여러 후보자를 만났고, 19일에는 마지막 후보자인 옐런 의장과 면담할 예정이라며 다음달 3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새로운 의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WSJ는 트럼프가 연준의 현 통화정책에 만족하고 있거나, 아니면 개선을 강하게 원하거나 둘 중 하나를 기준으로 최종 인선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5명 중 2명은 현재의 금융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나 2명은 확실한 변화를, 나머지 1명은 그 속을 알 수 있는 인물이라고 진단했다.

◇현행 유지할 인물은=우선, WSJ는 트럼프가 현행 금융 정책에 만족하고 있다면 옐런을 연임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옐런 재임 기간, 경제는 지난번 경기 확대 국면만큼은 아니지만 3%대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고, 뉴욕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다. 실업률은 아들 부시(조지 W. 부시) 시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 및 금융 정책에 관해 일관된 견해를 가진 이코노미스트로서도 시장의 신뢰를 얻는 등 자질은 더할 나위 없다는 평가다. 다만 감점 요인이라면, 옐런이 민주당 성향이라는 것과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를 강력하게 지지해 집권 공화당의 주장에 반한다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가 현 의장의 금융 정책은 지지하지만 규제 완화에 적극적이고 공화당 성향인 인물을 원한다면 제롬 파월 이사가 적격일 것이라고 추천했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파월은 아버지 부시 정권 시절에 재무차관을 지내고, 당시 뱅크오브뉴잉글랜드의 파산과 솔로몬브러더스의 국채 부정 입찰로 위기 대응능력을 인정받았다. 그 후 투자은행과 사모펀드 업계에 근무했고,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연준 이사로 지명됐다.

일각에서는 파월의 월가 경험이 연준으로하여금 과도한 ‘리스크 테이크’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계한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2013년 내가 의장이었을 때 파월이 양적 완화책은 어쨌든 종료하는 것으로 못박자고 비공식으로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WSJ는 옐런과 파월의 큰 차이는 규제에 관한 견해라며, 파월은 자기계정거래 등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규제는 지나친 우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현 트럼프 정권과 비슷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변화를 몰고올 인물은=트럼프가 옐런의 현 정책에 불만이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 경우 가장 유력한 후보는 케빈 워시다. 그는 파월처럼 법학 학위를 갖고 있는 데다 미 금융계 경력도 있다. 또한 아들 부시 정권에서 참모를 지내고 버냉키 의장 시절에 연준 이사를 지냈다. 파월과 달리 워시는 연준의 금융정책에 강력한 반감을 갖고 있어 양적 완화에도 반대한 인물이다.

테일러는 워시보다 더 확실한 매파다. 그는 2008년 이후 연준의 비전통적인 금융정책을 거세게 비판, 사실상의 제로(0) 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책은 성장을 저해하고 불확실성을 증가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테일러 준칙’과 같은 수학적 정의에 따라 기준금리를 정하자는 주의다.

그러나 WSJ는 워시와 테일러의 공통적인 문제는 매우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성장 침체의 결과가 아니라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또다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미지의 인물=그렇다면 나머지 후보인 콘 위원장은 어떨까. 콘은 대형은행 골드만삭스에서 2인자 자리까지 올랐던 인물. 트럼프 정권이 내세운 규제 완화와 감세 위주의 세제 개편안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금융정책과 연준 의장으로서 거시 경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그를 평가할 단서가 없다는 게 단점이다. 주목할 건 백인우월주의자들에 의한 유혈 사태 당시 트럼프의 태도를 비판해 이미 트럼프와 한 차례 불화설이 나돌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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