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사이트에 가짜뉴스 배너광고…구글, 방지대책 난처

입력 2017-10-1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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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가짜뉴스 배너광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AP/뉴시스

구글이 낚시성 가짜뉴스 광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실제 뉴스와 비슷하게 꾸민 가짜뉴스가 구글을 통해 뉴스 웹사이트 배너 광고로 게재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미국의 팩트체크 사이트 폴리티팩트 웹페이지 상단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난다는 헤드라인이 실렸다. 뉴스를 가장해 허위 사실을 퍼뜨린 배너 광고였다. 소문의 진위를 확인해주는 사이트 스놉스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방법을 ‘타블로이드 클로킹’이라고 한다. 가짜뉴스 광고주는 구글과 제휴해 뉴스 웹사이트에 광고를 올렸다. 그들은 배너 광고를 마치 뉴스 웹사이트가 작성한 헤드라인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사이트에 접속한 독자가 실제 뉴스로 착각하고 클릭하면 자신들의 사이트로 이동하도록 만들어 조회 수를 높였다.

NYT는 가짜뉴스 광고주가 범주에 맞는 사이트를 골라 광고가 노출되도록 하는 ‘구글 애드워즈(AdWords)’ 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애드워즈를 이용하면 구글 웹사이트와 ‘애드센스’에 가입한 웹사이트에 광고를 넣을 수 있다. 애드센스는 각 홈페이지 특성에 맞춘 광고를 자동으로 게재한다. 그러나 광고주들이 팩트체크 사이트를 노린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NYT는 덧붙였다.

피해 사이트들은 가짜뉴스 광고를 발견해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며 무력감을 호소했다. 비니 그린 스놉스 공동창업자는 “지난달 우리 사이트에 노출된 1억5000만 개의 광고 중 잘못된 것들을 걸러내려 했으나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면서 “우리에게는 가짜뉴스 광고를 걸러낼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구글 대변인은 “우리 플랫폼에서 부적절한 광고를 발견하면 언제나 신속히 조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로운 방식으로 등장하는 가짜뉴스를 막기는 쉽지 않다. 구글은 가짜뉴스 확산을 방지하고자 올해 초 사이트 340개와 광고주 계정 200개를 애드센스 플랫폼에서 삭제했다. 지난해에는 타블로이드 클로킹을 저지하기 위해 1300개의 광고주 계정을 유예 조치했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을 막지 못했다.

아론 샤록만 폴리티팩트 이사는 “사이트에서 의심스러운 광고를 제거하기 위해 구글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웹사이트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데 광고 수익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기만적이고 사실을 호도하는 광고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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