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피해’ 푸에르토리코 수도 시장, 트럼프 정부 방치에 ‘분통’

입력 2017-09-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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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마리아'로 피해를 입은 푸에르토리코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허리케인 ‘마리아’로 재기불능 수준의 피해를 입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미국 중앙정부의 지원이 미비하자 푸에르토리코 수도 산 후안 시장이 불만을 토로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율린 크루스 산 후안 시장이 “정부의 비효율과 관료주의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레인 듀크 국토안보부 장관대행은 푸에르토리코를 방문해 재난에 대한 정부의 대처에 만족하며 “허리케인에도 인명 피해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좋은 뉴스”라고 말했다. 크루스 시장은 듀크 장관대행을 향해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듀크 장관대행의 발언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는 재난에 대응하고 복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우리가 절대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로 피해를 본 미국 본토 지역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대처와 비교하면 푸에르토리코 지원책은 미흡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비와 어마로 피해를 본 플로리다와 텍사스주를 현장 방문하고 대규모 구제책을 마련했다. 반면 푸에르토리코에 대해서는 오히려 부채 문제를 언급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미 국무부와 국방부가 재난당국 대피령에 따라 미 군용기나 정부 수송기 편으로 대피한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에게 교통요금 상환을 위한 약속어음에 서명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당국은 20일 마리아가 휩쓸고 난 후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전기와 식수, 식량 및 의약품 공급이 끊겨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병원에도 전력이 끊겨 공중 보건에도 비상이 걸렸다. 허리케인 이후 열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160만 명 이상이 정전 상태에 있다.

한편에서는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이 미국 선거에 투표권이 없다는 데 따른 무관심과 차별을 받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멜리사 마크-비베리토 뉴욕 시의회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에르토리코 주민을 ‘2등 시민’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3일 푸에르토리코를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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