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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 분양받은 사람 어떻게 되나
입력 2017-09-25 06:00   수정 2017-09-25 10:13
특혜 시비 끊이지 않자 정부 전면 수정---주변 임대료 하락으로 오히려 비싼 집 신세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공공적 기능을 갖고 있는 업무를 민간에게 맡겨서 실패를 보는 경우가 흔하다. 민간기업이 공공기관보다 잘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민간은 돈벌이를 우선으로 삼기 때문에 공공 기능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관리 감독 시스템이 갖춰져 있더라도 눈을 속이든가 관계자를 구워삶아서라도 제 몫을 챙기려는 경향이 짙다.

그런데도 민간단체나 기업이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담당해야 할 업무를 위탁받아 처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친환경 농산물 검증 업무에서부터 건축물 안전 등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주택 공급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 기금을 지원받아 추진하는 공공임대주택 건설이 대표적인 사례다.

민간에 맡기다보니 부실공사가 잦아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부실 요인은 여럿 있지만 정부 기금에서 지원되는 적정 공사비를 다 쓰지 않고 떼먹어서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불리는 뉴스테이(new stay) 정책도 공공기능을 민간에 넘긴 케이스다.

정부가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통해 건설사 장사를 돕는다는 특혜 시비를 불러 일으킨 제도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폭적으로 손질이 가해지고 있어 다행이지만 애당초 이런 정책을 만든 게 잘

못이다.

기금을 잔뜩 지원하는 것은 물론 비싼 비용 들여 개발한 공공택지지구 내 땅을 싸게 공급하고 자연녹지지구까지 풀어 뉴스테이 건설을 허용하는 특혜 중의 특혜로 꼽힌다.

게다가 처음 임대료 책정에 아무 제한을 두지 않은데다 소득이나 주택 소유 여부를 따지지 않고 청약통장이 있는 19세 이상이면 아무나 분양을 받을 수 있게 해 뉴스테이는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 사업으로 불렸다.

이런 특혜 때문에 건설사는 물론 개발업자·지주 등은 너도나도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는 모양새다.

엄청난 특혜에도 불구하고 정작 건설업체는 초창기에 사업성이 없다며 참여를 꺼렸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이었는지 모르나 뉴스테이 도입 당시 태도는 그랬다.

그래서 정부는 혜택을 더 줬다. 공사를 담당하는 건설사는 해당 뉴스테이 시행사격인 리츠에 출자한 지분을 중간에 팔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8년 의무 임대기간 완료 후 뉴스테이 분양 등 사업 청산 때까지 동업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이를 중간에 매각을 허용함으로써 건설사 리스크가 제거됐다.

뉴스테이 사업구조는 청산 때 적자가 나면 대주주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왕창 손해를 보는 형태다. 뉴스테이 사업주체 리츠의 지분 구성은 공공기관인 HUG가 60~70%로 가장 많고 실제적인 사업 전반을 수행하는 건설사는 10~20%에 불과하다. HUG는 사업주체 자본금 대부분을 부담하면서 뉴스테이 건설 자금까지 기금에서 지원 혹은 대출을 해 주고 있어 건설사로서는 손해 볼 게 없다. 건설사는 오히려 뉴스테이 사업계획을 짤 때 충분한 시공 마진을 반영하기 때문에 양질의 공사 일감을 확보하는 셈이다.

이런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초기 임대료는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좀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다. 그런데도 서로 분양받으려고 줄을 섰으니 건설사로서는 수지맞는 장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현 정부는 기금 지원을 받는 뉴스테이가 건설업체 배만 불려줄 뿐 서민주거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며 전면 재정비에 들어갔다.

뉴스테이에 지원되는 자금으로 공공임대주택을 하나 더 짓는게 서민 주거 안정에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맞는 얘기다. 뉴스테이는 처음부터 기획이 잘 못됐다. 중산층용 주택을 정부가 기금까지 퍼 부어가며 공급을 독려할 이유가 없다.

중산층 주거는 민간 시장에 맡겨두고 문제가 생길 때 수요자 개별적으로 대출지원 등을 통해 해결하는 게 옳았다. 저 금리의 전세금 대출과 같은 것 말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잘 못된 점을 바로 잡는 게 옳다.

박근혜 정부는 뉴스테이 사업에 연간 1조원이 넘는 기금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이 돈이 건설사 공사 일감 몰아주기 용으로 빠지면 얼마나 큰 손실인가.

건설사는 그렇다 치고 뉴스테이를 분양받은 사람은 어떤가.

상황에 따라 입장이 달라진다. 위치가 좋은 곳은 적어도 8년간 높게 치솟는 임대료 걱정 없이 새 집에서 잘 살 수 있어 좋다. 임대료 인상폭이 5%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것도 임대료 5% 인상 제한을 받는 기존 민간임대주택이 대량 쏟아지면 그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수도권 변두리 뉴스테이는 상황이 안 좋다.

지금 동탄2신도시에서는 뉴스테이 양도 물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프리미엄을 붙여 입주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는 거다. 이는 돈벌이를 위해 청약에 나선 가수요 탓이다. 양도는 금지돼 있지만 취업 등의 이주 사유 허용 조항을 악용하고 있다.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 뉴스테이를 분양받은 사람도 곤란해졌다. 공급이 많아 주변 임대료가 떨어져 뉴스테이 임대료가 오히려 높아졌다.

대우건설이 추진한 동탄2행복마을 푸르지오 전용84㎡ 규모는 보증금 8000만원에 월세 89만4000원으로 책정됐는데 주변 시세는 월세가 65만원 선이다.

뉴스테이를 분양받은 사람은 오히려 비싼 임대료를 내고 사는 꼴이 됐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정부 기금지원을 받은 임대주택이 어떻게 시중가보다 임대료가 비쌀 수가 있느냐 말이다. 초기 임대료를 시세의 70~80% 선으로 제한했어야 했는데 국토교통부가 가만히 있어서 그렇다.

이런 높은 임대료 때문에 분양 경기도 예전 같지 않다. 지난 5월 분양한 김포 한강신도시 금성백조주택의 에미지 뉴스테이는 현재도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뉴스테이 인기가 떨어지면 이런 일은 더욱 심화되지 않겠나 싶다.

게다가 사업자의 개발이익 증대를 위해 땅값이 싼 곳에다 뉴스테이를 추진하다가 반발을 사기도 한다.

부산 주례3지구 뉴스테이다. 해발 530m 엄광산 중간지대를 파 헤치고 뉴스테이 사업을 몰래 추진하려다 주민 반발에 발이 묶였다.

여기저기서 문제가 불거지자 국토부는 뉴스테이를 전면 중단하려는 움직이다. 기업형이 아닌 공공임대형으로 전환하려는 기류다.

이를 위해 조직까지 개편했다. 뉴스테이정책과를 민간임대정책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아예 주거복지기획국을 신설해 임대주택 관련 업무를 다 관장하려고 한다.

큰 변화다. 몇 달전만 해도 뉴스테이 브랜드가 국토부 홈페이지에 큼직하게 등장했으나 시행 1년 여만에 흔적이 없어졌다.

뉴스테이 사업을 계기로 시행·시공·분양·임대는 물론 임차인 관리·중개·금융·세금·생활 서비스까지 부동산 관련 모든 내용을 다루는 종합부동산서비스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건설사의 신 사업 구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뉴스테이가 안 되면 종합부동산 서비스 시스템의 효용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뉴스테이 제도는 실패한 정책으로 기록될 판이다.

관련 기업이나 일반 수요자는 이런 흐름을 파악해 탈출구를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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