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의 그림자…가계지출 줄고, 기업파산 늘었다

입력 2017-09-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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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인파산 5만288건 2012년 이후 감소세…법인파산은 꾸준히 늘며 740건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기업 파산은 증가세인 반면 개인 파산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구조조정이 늘고, 개인 가계지출은 줄어든 영향이란 해석이 나온다.

19일 대법원이 발간한 ‘2017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법인파산 사건은 740건으로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파산 접수는 2012년 396건에서 2013년 461건, 2014년 540건, 2015년 587건 등으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일정 요건에 따라 채무자의 빚을 탕감하는 개인파산은 지난해 5만288건이 접수됐다. 2012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개인파산은 2012년 6만1546건에서 2015년 5만3865건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일정 기간 빚을 갚으면 이후 빚을 탕감해 주는 개인회생의 경우 지난해 9만400건으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빚을 갚지 않는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해 경매하는 강제경매는 3만4660건으로 2007년 이래 가장 적었다.

이 같은 추세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 불황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기업 구조조정이 늘면서 법인파산도 증가하고 있는 반면, 개인은 지출을 줄이면서 가계부채로 인한 파산 사건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인 가계부채 규모는 1400조 원을 넘어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된 금융기관의 가계부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439조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9%(124조4000억 원) 불어난 수치다.

1년간 늘어난 가계부채 124조4000억 원 중 42%를 차지하는 52조5000억 원은 인터넷 전문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에서 발생했다. 새마을연합회(18조7000억 원)와 지역조합농협(15조3000억 원), 주택금융공사(14조4000억 원)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가계대출 건수는 총 4831만3954건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543만7424건) 급증했다. 카드사 대출이 전체 증가분의 67.3%를 차지했다.

카드사 대출은 올 7월 약 873만 건으로 1년 전(약 506만 건)보다 72% 급증했다. 이어 주택금융공사를 포함한 기타기관, 신기술사, 리스금융사, 손해보험사, 증권사, 상호저축은행, 국내은행, 새마을연합회, 산림중앙회 순으로 대출 건수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정부는 가계부채 급증세가 지속할 경우 거시경제 정책을 제약할 수 있다고 보고, 취약차주 맞춤형 지원과 연착륙 유도에 중점을 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10월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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