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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은행권 가상화폐 경쟁
입력 2017-09-14 10:03

금감원이 가상화폐 제도권 편입을 위해 ‘가상화폐 실명제’를 꺼내든 것은 가상화폐를 빙자한 사기 및 불법 거래에 대해 금융당국이 철퇴를 놓겠다는 의지로 볼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유관 기관의 가상화폐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 법정 화폐로 인정하는 것에 대해선 부적절하며, 아직 논외 대상이라는 것이다.

다만 가상화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시장 질서가 확립돼야한다는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 모든 가상화폐 거래자의 신원을 파악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현행법 위반의 소지가 있는 가상화폐 대출과 불법 마진 거래 등 신용공여 행위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그동안 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거래를 꺼려했던 이유가 해소되면서 금융권이 본격적으로 가상화폐 관련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특히 이번 조치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하는 은행의 가상화폐 대응 전략 변화가 예상된다.

은행들은 가상화폐 실명제를 위해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신한은행, 농협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은 준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은행시스템을 개발 중인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은 다소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이란게 업계의 관측이다. 산업은행은 이미 시스템 개발 여력을 이유로 코인원의 가상계좌 발급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코인원은 농협은행과 새 가상계좌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이 시장을 잡으려는 것은 가상화폐 거래소가 막대한 현금을 유통하는 창구가 됐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월단위로 가상계좌를 발급해준 후 익월 초 수수료를 정산받는데, 수수료 수익 뿐 아니라 현금 예치효과까지 볼 수 있다.

거래소 고객들은 연간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까지 가상화폐 계좌를 통해 현금을 이동하고 있다. 이 때 거래소의 주요 계좌는 막대한 현금을 임시로 보관하게 되며, 자금 예치 효과가 부수익으로 발생한다.

은행권은 가상화폐 제도화가 진행되는 것을 대비해 가상계좌 발급 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 코빗과 각각 거래를 유지하면서 추가 사업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도 개발중이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포인트에 블록체인 기술을 더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중 우리은행 가상화폐 개발에 가장 앞서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블록체인기술 업체인 데일리인텔리전스, 더루프와 ‘블록체인 및 디지털화폐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달 16일 맺었다. 우리은행은 두 회사와 손잡고 연말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검증하고, 디지털 화폐 위비코인을 시범 발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참가자 제한이 없는 개방형이라 가격 변동성이 크지만 위비코인은 우리은행과 가맹점, 사용자 일부만 공유하는 폐쇄형 블록체인을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연말에는 우리은행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해 사내 가맹점이나 스마트 자동판매기 결제를 통해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이 같은 테스트를 거쳐 기술검증이 끝나면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대학교로 위비코인 사용처를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계사용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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