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민자 수 급감…“브렉소더스 전조”

입력 2017-08-2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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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여파로 영국 순 이민자 수 3년래 최저 규모

작년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 결정 여파로 영국에 들어오는 순 이민자 수가 급감했다고 24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영국 통계청은 2016년3월~2017년3월까지 1년간 순 이민자 수가 24만6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만1000명 감소한 규모다. 동시에 3년래 최저 기록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EU 국가에서 영국으로 온 이민자 수가 급감한 탓이다. EU 국가에서 영국으로 온 이민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만1000명 감소했다.

영국 통계청 대변인은 “이번 결과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EU에 끼친 영향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것이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인지를 추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또 “E8로 불리는 동유럽 8개국(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에서 떠나는 이민자가 대폭 늘었다”고 말했다. 8개 국가에서 1년간 영국을 떠난 이민자 수는 1만7000명에 달한다.

영국 정부는 순 이민자 수를 연간 10만 명 이하로 줄이고자 노력 중이다. 브랜든 루이스 영국 이민부 장관이 이번 통계를 환영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루이스 장관은 “순이 민자 수가 3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우려하는 시선도 많다. 영국산업연맹(CBI)의 매튜 퍼시벌 고용 담당 책임자는 “이민자들은 영국 경제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왔다”며 “최근 통계는 외국 기업들이 영국 본토를 떠나는 추세 속에서 EU 시민들이 영국을 떠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숙련 노동자들의 감소를 우려해야 한다”며 “수백만 명의 근로자와 그들의 가족들로부터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자유민주당의 빈스 케이블 대표는 “이번 통계는 EU 지역의 근로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와도 같다”며 “브렉소더스(Brexodus)의 전조”라고 밝혔다. 브렉소더스는 브렉시트(Brexit)와 대탈출(Exodus)을 합성한 신조어다. 빈스 대표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 시민들이 남아있을 권리를 보장하지 못해서 생긴 결과”라고 비판했다. 또 “더 큰 피해가 있기 전에 정부는 숙련된 근로자인 EU 시민들에게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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