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스피 이전의 ‘明暗’…‘실질 효과’ 있을까?

입력 2017-08-22 13:56수정 2017-08-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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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TF 가동, 셀트리온 이전 상장 막아라 ‘총력’

셀트리온이 코스닥 조건부 상장폐지 승인을 위한 임시주총을 결정하면서 코스피 이전 상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자금 유동성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한편, 코스닥시장은 대장주 이탈에 대한 공백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결의했다고 전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 여부는 9월 29일 임시주총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코스닥시장은 당장 비상이 걸렸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21일 종가 기준 13조5500억 원으로 코스닥 1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외국주를 포함한 코스닥 상장시가총액은 217조576억 원으로 셀트리온이 차지하는 비중은 6%를 넘는다. 현재 640선을 유지하고 있는 코스닥지수도 투자심리 위축 및 외국인 투자자 이탈에 따라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스닥 대장주의 코스피 이전…실질 효과 따져봐야 =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이달 16일 코스피 이전 상장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주총 소집청구서를 회사 측에 전달했다. 소액주주들이 이전 상장을 요구하는 주된 이유는 공매도 문제로 주가 상승 매수세 유입이 어렵다는 점이다. 또 수급 확보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다만, 증권업계는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 효과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중장기적으로 코스닥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이전 상장에 따른 뚜렷한 장점이 있어야 하는데,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우선, 주가 상승이 미비하다는 일부 주주들의 주장은 시장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그간 꾸준히 우상향했다. 2014년 3만500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불과 3년 만에 11만 원을 넘어섰다.

‘코스닥 대장주’라는 정체성도 무시하지 못할 타이틀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한국 증시를 코스피, 코스닥으로 분류하기보다 기업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실제 셀트리온의 외국인 비중은 25%에 달한다. 코스피 동종업계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외국인 비율이 채 10%도 안 된다는 점에서 수급 불이익을 얻고 있지 않다.

시장 발전 차원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코스닥 이탈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4월 카카오가 코스피로 이전 했고, 네이버, LG유플러스, 아시아나항공, 신세계푸드, 동서 등이 이탈했다. 올해 IPO(기업공개) 최대어 넷마블게임즈는 아예 코스피에 상장했다.

증권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코스피 이전 상장의 주가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높게 조사됐지만, 코스피 역시 빈부격차가 크다. 세계 증시에서 국내 증시의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은 상위 대형주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발등에 불’…대응 마련 TF 구성 =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TF(테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셀트리온의 코스닥 잔류를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내부에서는 카카오에 이어 셀트리온까지 코스피로 이전할 경우 코스닥시장의 유망기업 유치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코스닥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창구로 전락한다면 시장 가치 제고가 불확실할 수 밖에 없다.

셀트리온 역시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주주들의 요청을 등한시할 수 없지만, 시장 발전 차원에서 코스피 이전 상장을 쉽게 결정하긴 어렵다. 금융기관의 난색과 코스닥협회 등의 잔류 권고도 계속되고 있다.

거래소는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의 불만에 맞춰 대안책 마련에 나섰다. 시급한 해결 과제는 공매도 부분이다. 코스닥과 코스피의 공매도 과열종목 기준을 재조정하는 등 차별화된 정책 마련이 논의되고 있다. 또 코스피와 코스닥 혼용지수를 만들고,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기관의 수요가 있는 지수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논의가 시작됐다.

김재준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은 “시장 전체 발전도 중요하다”며 “셀트리온 같은 기업이 남아있어야 향후 성장하는 중소벤처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해 나스닥처럼 성장할 수 있다. 앞서 이전한 기업이 남아있었다고 가정하면 코스닥이 코스피와 대등하게 운영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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