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신화' 초석 다진 강진구 전 삼성전자 회장 별세

입력 2017-08-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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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신화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 강진구<사진> 전 삼성전자 회장이 19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0세.

경상북도 영주에서 태어난 강진구 전 회장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TV와 생활가전 등의 사업에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 하는데 초석을 다진 선구자다.

강 전회장은 특히 불모의 대한민국 전자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켜 우리 시대 첨단 제조업을 일군 개척자적 경영인이었다.

강 전회장은 또한 “제조업이 국부의 원천”임을 평소 강조하며 기술 한가지 제대로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기술 자립을 손수 진두 지휘한 전문가이기도 했다.

그는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이 1973년에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임명하자, 1969년 창립 이후 5년간 적자이던 회사를 단번에 흑자로 전환시켰을 정도로 경영자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강 전회장은 또 이건희 회장의 결단으로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시작된 반도체 사업을 위해 허허벌판이었던 기흥의 반도체 단지를 장마철에는 장화를 신고 직접 돌아보고 현장 작업자를 격려했다. 밤을 지새우는 연구 기술진과도 함께하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세계1위로 도약하는 초석을 다졌다.

강 전회장은 일찍이 글로벌 경영의 중요성을 미리 내다보고 해외 지역에 생산공장을 일구는 등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키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1992년 한중수교시점에 중국과 합작으로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했으며 이어서 멕시코, 태국, 헝가리 등에 일찍이 생산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 효과적인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스스로 '전자 인생'을 살았다고 말한 강 전 회장은 금탑산업훈장, 벨기에 그랑그로스왕관훈장, 포르투갈 산업보국훈장, 정보통신대상, 장영실과학문화상 등을 받았다.

2000년 12월 31일 건강 문제와 후진 양성을 이유로 삼성전기 회장직을 사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유족으로는 강병창 서강대 교수, 강선미 서경대 교수와 강선영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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