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산층] 박근혜 정부 “중산층 복원” 공약했지만, 결국 ‘공염불’

입력 2017-08-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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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소득주도 성장’으로 복원정책 본격화 전망

중산층 복원은 시대적 과제로 대두됐다. 역대 정부도 저마다 중산층 복원을 내걸었지만 중산층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중산층 키우기 ‘휴먼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휴먼뉴딜은 인적 자원 투자를 통해 중산층의 탈락을 방지하고 서민층에서 중산층으로의 진입을 촉진하며 성장 잠재력을 높여 미래 중산층을 두껍게 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정책 방향은 좋았다. 중산층 탈락 방지를 위해 주거, 교육, 의료비 등 가계지출 부담을 줄이는 정책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여성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만들어 가구 소득원을 다양화하는 등 일자리 유지 및 창출에 주력했다.

특히 중산층 가계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입시제도 선진화도 추진했다. 하지만 정권 후반부로 가면서 흐지부지됐다.

이명박 정부는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감세해 88조7000억 원(2008년 기준)의 세금을 줄여줬지만 중산층을 키울 세법은 없었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중산층을 70%로 복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세법개정안으로 사실상 중산층 증세 정책을 발표하는 엇박자를 보였다.

2013년 8월 정부는 연말정산 때 과세 방식을 소득공제 방식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꾸면서 세금 감면 혜택을 대폭 줄이는 내용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그 결과, 연소득 3450만 원 이상의 봉급 생활자 434만 명(전체 근로자의 28%)의 소득세 부담이 늘었다. 증세는 하지 않겠다는 대통령 공약 파기와 연말정산 폭탄 논란까지 일어 정부는 세법을 뒤늦게 대폭 수정해 5500만 원으로 기준을 올리는 촌극을 연출했다.

박근혜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를 외쳤지만 이는 고소득층과 부유층이 혜택을 받았고, 기초노령연금 확대 등의 복지정책은 저소득층에 혜택이 돌아갔다. 이에 비해 임금근로자 중심의 중산층은 쥐어 짜이는 계층으로 전락했다.

집권 초 발표한 5개년 국정과제에서 중산층 복원은 아예 빠져 버렸다. 국정비전과 전략, 4대 국정 기조, 140대 국정과제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또 대부분의 정책도 중산층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표적으로 정부는 중산층 주거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10여 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전셋값은 잡지 못했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상향 조정 등으로 오히려 가계부채만 증가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담배 가격을 올린 것도 사실상 서민과 중산층의 증세로 이어졌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가 고가의 월세라는 지적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중산층 붕괴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 왔다. 이에 따라 새 정부에서 중산층 복원 정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임명된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평소 중산층 붕괴 문제를 연구해왔다. 문 정부에선 아동수당, 청년구직촉진수당, 장애인연금 인상, 기초연금 인상, 국민기초생활보장 확대 등이 눈에 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은 “정치사회학적으로 보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처럼 보수 정부에서는 중산층이 사회적 안정의 핵심층이니까 취약·빈곤계층보다는 중산층을 더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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