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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부동산대책 무풍지대는 어디?
입력 2017-08-16 18:40   수정 2017-08-27 13:37
부산ㆍ대구ㆍ대전 대도시권과 분당 재건축 아파트에 수요 몰려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풍선효과. 풍선의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불거져 나오는 것처럼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대신에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에는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직격탄을 맞은 서울 강남권의 분위기는 급랭 쪽으로 흐르고 있는 반면에 파급 영향이 별로 없는 성남 분당을 비롯해 부산·대구·대전과 같은 대도시권은 여전히 활황세다.

이번 대책과 무관한 대구의 경우 아파트 분양권 가격이 예전보다 더 치솟고 있다고 한다.

근래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아파트값 동향을 봐도 지역별로 온도차가 심하다. 서울은 8.2 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7월 31일 기준 집값 상승률이 0.33%였으나 8월 7일에는 -0.03%로 주저앉았다. 타격이 가장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 3구의 경우 0.44%에서 -0.1%로 떨어졌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도 0.19%에서 0.02%로 상승폭이 낮아졌다.

그러나 대구는 상승률이 0.14%에서 0.11%로 좀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전은 0.04%에서 0.05%로 오히려 상승했다.

이는 숫자일 뿐 실제 개별 아파트단지의 인기도에 따라 상황은 확연하게 다르게 나타난다. 대책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않는 이른바 무풍지대 내 인기지역은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는 반면 태풍을 피할 수 없는 곳은 하락의 골이 깊다는 소리다.

실제 상황을 보자.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는 부산 해운대 민간 아파트 단지의 분양권은 억대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인데도 거래가 활발하고 대구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분양권 시장이 뜨겁다고 한다. 재건축 연한이 다 된 분당의 아파트는 최근 4000만~5000만원 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8.2대책 영향을 덜 받는 곳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반대로 규제가 촘촘히 얽혀있는 서울 강남권의 한 재건축 아파트는 대책 발표 이후 최고 3억원까지 떨어졌다는 얘기가 들린다.

재건축 조합원의 입주권 양도기준이 엄격해져 싼 값에라도 빨리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이는 정부가 서울권을 비롯해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마련했지만 투자수요는 좋은 먹이감을 찾아 돌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어느 정도 안정세로 접어드는 것 같으나 지방 주요 대도시는 열기가 식기는커녕 오히려 뜨거워지는 형국이다.

시장의 풍성한 여유자금이 여전히 주택시장을 기웃거린다는 의미다.

은행의 저축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안정적이면서 수익률도 괜찮은 주택상품은 투자수요의 타킷이 되고 있다.

여윳돈을 갖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금을 은행에 넣어 놓은 것보다 실물에 투자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단기 투자가 어려워지면 준공공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해 정당하게 돈벌이를 하겠다는 수요도 적지 않다.

10년간 임대할 경우 양도세가 면제되니 임대기간 동안 주택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수익이 생긴다. 10억원 하는 아파트를 전세끼고 3억원에 샀다고 치자. 집값이 연간 3%만 올라도 투자 수익률은 10%다. 매년 이정도로 오를 경우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전세가격도 올라가고 매년 집값 상승분을 감안한 수익률을 보면 그렇게 된다.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이만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상품은 별로없다.

다들 돈 좀 있으면 주택을 사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매력 때문이지 싶다. 특히 상승 폭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는 전국의 투자수요가 몰려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8.2대책이라고 돈의 흐름까지 차단할 수 있겠느냐 얘기다.

하지만 돈의 위력도 물량 앞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서울 외곽에서 한창 공사 중인 아파트가 완공돼 입주 물량 상태로 시장에 출하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물량이 수요를 지배할 것이라는 말이다.

지금 화성 동탄 신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대충 감이 잡힐 거다.

동탄 신도시는 입주 아파트가 넘쳐나 전세가격이 반 토막이 나는가 하면 분양가 이하의 급매물까지 나오고 있어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안정될지 모르나 서울 외곽 곳곳에서 이런 현상이 한꺼번에 벌어지면 해결 방안 찾기가 쉽지 않다.

주택은 주식과 달리 위기가 닥쳤을 때 곧바로 대응하기가 어렵다. 가격이 급락한다고 해서 금방 팔아 치울 수 있가 없어서 적어도 2~3년 후의 시장 상황까지 따져본 후 투자해야 안전하다.

풍선효과가 벌어지고 있다 해서 이를 따라갔다가는 큰 낭패를 볼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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