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활력·안전선호에 경기변동성 뚝..일자리창출+기업혁신 정책 절실

입력 2017-08-08 10:00수정 2017-08-08 10:27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금융위기 후 반토막 OECD평균에도 크게 못 미쳐..경기흐름 판단도 어려워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변동성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변동성 축소가 경제 성숙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기보다는 경제의 역동성 저하와 경제주체들의 위험회피성향 강화 등에 기인했다는 점이다. 경기회복 모멘텀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라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8일 한국은행 동향분석팀 이홍직 차장과 김태경 과장 등이 공동발표한 ‘경기변동성 축소에 대한 재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경제의 경기변동성은 위기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실제 국내총생산(GDP)성장률과 GDP순환변동, 경기동행지수는 2000년 1분기부터 2007년 4분기까지 각각 0.8, 0.08, 1.0을 기록한 반면, 2010년 1분기부터 2017년 1분기까지 각각 0.4, 0.03, 0.5로 떨어졌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변동성을 위기 이전 수준과 비교해보면 OECD 35개국 평균은 0.9배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0.48배에 그쳤다. 절대 수준에 있어서도 주요7개국(G7) 평균에 비해 2배 정도 높았던 우리나라 GDP변동성은 금융위기 이후 이들 국가 수준을 밑돌았다.

또 GDP변동성 축소폭도 OECD 35개국 중 3위를 기록했다. 슬로바키아와 이스라엘이 우리나라보다 축소폭이 컸다.

경기변동성 축소 원인은 가계소비와 기업투자 부진에 있었다. 실제 경기변동성 축소를 지출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위기전 1.02→위기후 0.40, 0.48배)와 수출(3.27→2.33, 0.71배) 및 수입(4.14→2.33, 0.56배), 재고투자(1.42→1.11, 0.78배)에서 크게 나타났다.

개별기업의 창조적 파괴와 혁신활동 등을 반영한 기업 매출 변동성 하락세도 최근(2011~2016년)이 2000년대(2001~2006년)의 두 배를 넘었다. 제조업 세부업종의 생산 변동성도 금융위기 이후가 이전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같은 변동성 축소의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와 생산성 등에서 긍정적 충격이 줄어든데다 경제적 충격에 대한 경제주체의 반응이 약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즉, 기업의 혁신활동이 왕성한 가운데 경기확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경제주체의 소비 및 투자성향이 높아졌던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의 경기변동성 대완화기와는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의 경기변동성 축소를 긍정적 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내재된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경기회복 모멘텀 확충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가계부문의 경우 채무부담, 노후불안 등 구조적 제약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가계소득 기반 확충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홍직 한은 차장은 “우리경제가 경기회복 모멘텀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가계의 안정적 소득기반 확충과 기업의 혁신역량 강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국면 식별도 어려워진 만큼 경기판단의 오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경기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민간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순환주기가 짧은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면서 경기가 소순환에 그칠 수 있다고 봤다. 소비 등 내수 동향에 유의하면서 경기흐름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