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KS마크' 찍어주던 공업진흥청서 반세기만에 고용창출 핵심부처로

입력 2017-07-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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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돈을 주고 구입하는 물건의 대부분에는 KS마크(㉿)가 뚜렷했다. 국가에서 공업표준화와 계량에 관한 업무를 주관하던 시절이었다. “공산품의 품질개선과 생산능률 향상, 수출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게 당시 정부의 의지였다. KS마크는 상징이 됐고, 이를 주도했던 정부기관이 공업진흥청이었다. 존재의 의미와 당위성이 떨어졌을 뿐, 지금도 KS마크는 엄연히 존재한다.

공업진흥청(공진청)은 1972년 8대 대통령선거 이후 정부조직 개편방안 가운데 하나로 논의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으며 공업 발달이 곧 경제의 발전으로 직결되던 시절이기도 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이를 위해 공업 전반을 관장할 정부 기관이 필요했고 맨 앞에 공진청을 내세웠다.

공진청은 이듬해 1월 상공부 외국(外局)으로 정식 출범했다. 당시 상공부 표준국과 중앙계량국, 광업등록과를 통폐합해 공진청이 흡수했다. △공업기술 진흥 △공산품 품질관리 △공업표준화 △계량 △수출공산품의 검사에 관한 사무 등이 주업무였다.

1996년에는 업무영역을 확대하면서 통산산업부 산하의 중소기업청으로 거듭났다. 청장을 차관급으로 격상시키고 소비자보호업무 등을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이후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1998년 산업자원부, 2008년 지식경제부,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외청 등으로 변경됐다. 주무부처의 품은 끊임없이 바뀌었지만 중기청 본연의 임무는 더욱 튼실해졌다.

중소기업계는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또 한 번 변화를 맞았다. 정부가 젊은 세대의 창업을 지원하며 벤처기업 생태계를 조성했다. 벤처기업은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창의적 신생 중소기업을 의미했다.

공업진흥청에서 시작한 중기청은 출범 반세기 만에 벤처 기능을 아우르며 중소벤처기업부로 거듭났다.

정부는 26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했다. 장관급 부처의 위상에 걸맞게 중기청 시절보다 인원과 직제도 키웠다. 과거 중기청 정책을 종합하고 강화하는 차원에서 중소기업 정책을 조정하고 종합하는 중소기업정책실, 소상공인 정책과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촉진하는 소상공인정책실도 신설했다.

중기청 당시 350여 명이었던 직원 규모는 영역과 관리업무가 늘어남에 따라 약 80명이 추가로 투입된다. 미래부와 산자부 등에서 관련 업무와 함께 자리를 옮기는 인원이 더해져 예상 총인원은 430명 수준이다. 내년도 예산도 올해 중기청 본 예산인 8조2000억 원보다 1조 원가량 늘어난 9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벤처부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핵심 부처로 떠오른 만큼 향후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정부는 전날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일자리 창출력과 기술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데 중소벤처부가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적극적으로 청년고용을 확대함으로써 민생안정에 기여하고 기업 혁신과 글로벌화를 통해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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