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불매’ 여론 확산… “전문의약품 비중 커 영향은 제한적”

입력 2017-07-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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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원외처방 매출 4813억 제약 업계 1위…프랜차이즈 업체만큼 큰 타격 없을 듯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종근당 빌딩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사진=이동근 기자 foto@)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폭언 ’갑질’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경찰이 정식 수사로 전환하고 고용노동부는 내사에 착수한 가운데 SNS 등에서는 종근당 불매 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에 나서더라도 종근당 매출 중 전문의약품 비중이 커 최근 갑질로 곤혹을 치른 치킨이나 피자 등과 같은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란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피해자의 증언과 녹음파일 등을 토대로 종근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앞서 17일에는 경찰이 전직 운전기사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 증거물을 확보하는 등 정식수사로 전환키로 했다.

종근당에 대한 불매 여론이 확산하는데 영향을 끼친 것은 이장한 회장의 불성실한 사과 태도다. 이 회장은 지난 14일 공식석상에 나와 사과했지만 사과문만 읽고 나서 자리를 곧바로 떠난 모습이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비치면서 불매운동 여론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제약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에 나서더라도 종근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종근당 매출이 의사가 처방하는 전문의약품에 치중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달리 전문의약품은 환자가 병원에서 의사의 진료 후 받은 처방전을 약국에 가져가야만 살 수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원외처방(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종근당은 제약사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종근당의 원외 처방 조제액은 4813억 원으로 2015년 3966억 원보다 16.8% 상승했다. 종근당은 올해 상반기에도 2371억 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작년은 물론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위를 유지했다.

종근당은 소비자들이 직접 약품을 선택할 수 있는 비중이 낮은 제약기업 특성상 타격이 적은 반면 최근 오너 리스크와 갑질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일부 치킨과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는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소비자가 최종 제품에 대한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은 프랜차이즈 본사 최호식 회장의 성추행 사건 이후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매출이 반 토막 났다. 또 피자 치즈 통행세, 보복 출점 등 갑질 논란으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미스터피자 역시 일부 매장은 매출이 최대 60%나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시장은 해외처럼 성분명 처방이 아닌 제품명 처방인데다 종근당 같은 상위 제약사는 매출의 상당수가 전문의약품에서 발생한다”며 “더군다나 처방 약품의 구매의사 결정권이 의사에게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한다고 해도 프랜차이즈 업체들처럼 파괴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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