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건축물] 에볼라도 폭우도 막지 못한 ‘건설 DNA’

입력 2017-07-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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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코트디부아르 아지토 발전소 건설 죽음의 바이러스와 싸우며 무재해 완공

1970~80년대 중동건설 붐을 선도했던 현대건설이 이제 중동을 넘어 미국 대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대륙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2010년대 중반에 접어들며 현대건설은 회사 성장의 역사를 상징하는 현장인 중동을 넘어 여러 대륙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중남미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2010년 콜롬비아 지사 설립으로 발판을 마련한 뒤로 2012년 베네수엘라 지사, 2013년 우루과이 지사, 2014년엔 칠레 지사를 설립하며 해외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중남미로의 진출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가시적 성과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2012년 20억 달러 규모의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크루즈 정유공장 건설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2013년엔 15억6000만 달러 규모의 바라야데산타이네스 정유공장 수주, 2014년엔 34억7000만 달러의 푸에르토 라크루즈 정유공장 고도화 설비 수주에 성공해 베네수엘라에서만 70억 달러에 달하는 수주를 일궈내기도 했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척박한 지역으로의 진출이 활발해지며, 그 속에서 벌어지는 극적인 에피소드도 많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이어진 코트디부아르 아지토 발전소 확장공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2002년부터 내전을 겪으며 현재까지도 완전한 안정을 찾지 못한 코트디부아르 현장은 “현장 인근에 늘 군인이 있었고, 수시로 유엔군이 순찰을 도는 살벌한 곳”이었다고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했다.

아지토 현장의 공정이 가장 바빴던 2014년에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코트디부아르를 포함한 서아프리카를 강타하며 현장 관계자들을 큰 혼란에 빠트리기도 했다. 다행히 에볼라가 가져온 혼란을 수습하자, 이번엔 또 납품지연과 설계변경이라는 변수가 공기를 지연시켰다. 4개월의 납품지연을 극복하기 위해 지상 조립후 한번에 인양해 설치하는 ‘패키지 모듈화’라는 신공법을 고안해 내는 노력 끝에 아지토 발전소는 ‘전 공정 무재해’와 ‘계약 공기 준수’라는 기록을 달성한 성공적 프로젝트로 남을 수 있었다.

현대건설이 험난한 환경을 극복했던 경험 중에는 지금도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사룰라 지열발전소 현장을 빼놓을 수 없다. 사룰라 현장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주요 도시인 메단에서 350km 떨어진, 현지인조차 근무를 꺼리는 오지에 위치해 있다. 낙후된 기반시설과 도로 등도 문제지만, 이곳 현장의 발목을 잡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열대우림의 비다. 9월부터 3월까지의 우기 동안 하루에 한 차례 꼴로 퍼붓는 열대성 폭우는 초기 공정을 방해하는 큰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폭우로 약해진 지반을 보강하기 위한 지반개량 공법을 적용하고, 열악한 도로 상황 탓에 운송 중 긴급 도로공사를 진행하는 등 현대건설은 환경적 악조건에 맞서 싸우며 동남아시아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 각 대륙에서 안정적인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올해 70주년을 맞아 ‘선택과 집중’, ‘사업구조의 선진화’를 중장기 방향으로 삼아 ‘글로벌 건설 리더’로 도약한다는 로드맵을 설정했다. 현재 현대건설 내 각 사업본부는 해양항만·지하공간·장대교량사업, 사업 다각화, 설계경쟁력 강화, LNG액화플랜트, 원전해체 등의 과제를 설정해 세계 시장에서 건설업계를 선도하는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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