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각변동…수성 혹은 공성 ②] KB, 1위 목전이지만…文 캠프 출신이 장악하나

입력 2017-07-17 09:08수정 2017-07-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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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풍에 민감한 최고경영진 인사..지배구조 일대변화 예고

▲여의도 KB금융지주 및 국민은행 본점. 사진제공 KB금융지주

올해 KB금융그룹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있어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오는 11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연임 문제가 걸려있다. 여기에 지주 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은행장 분리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2년 넘게 공석인 감사까지 그룹 내 최고경영진 상위 3명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KB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로는 문재인 캠프 출신이 주로 거론된다. 김성진 전 재정경제부 차관보, 이정환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산업은행 회장 등 금융관련 공공기관장 후보로도 같이 거론되는데, 문 캠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인물로 전해진다.

KB금융과 KB국민은행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배구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역대 3명의 KB금융 수장 가운데 임기 3년을 다 채운 인물은 고려대학교 총장을 지낸 어윤대 전(前) 회장뿐이다. KB금융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두 번의 정권 교체기에 CEO 인사로 유독 곤란을 겪었다. 정부 지분이 하나도 없는 KB금융이지만 인사철만 되면 유독 정치권과 CEO의 관계가 부각된다.

원인은 KB금융의 태생에서 찾을 수 있다. KB금융은 2001년 정부가 대주주였던 국민은행과 한국주택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이후 2003년 정부가 보유했던 국민은행 지분을 국민은행이 모두 사들이면서 독립했지만, 정부 입김은 계속됐던 셈이다.

어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대표적 낙하산이란 평을 들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인사로 평가받았던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주전산기기 교체 과정에서 경제관료 출신인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유례없이 충돌하면서 이른바 ‘KB사태’를 만들었고 동반 사퇴라는 불명예를 낳았다.

금융당국은 KB금융도 회장과 행장을 분리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과 행장간 극한 대립이 있었던 ‘kb사태’가 일단락된데다, 지배구조상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상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현재 은행장 대신 지주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형태이지만, 지주 사장의 역활론에 대해선 여러 면에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지주내 회장과 사장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상 ’옥상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년 넘게 공석인 상근감사 문제도 kb지주가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그동안 감사직이 공석이었던 것은 감사위원회가 상근 감사의 역할을 대신해서가 아니라 청와대가 원하는 인사와 금융당국과 kb지주가 원하는 인사가 제각각 달랐기 때문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되긴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KB금융은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치 측면에서 신한금융그룹을 능가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KB사태의 여파로 인해 주전기기 교체 및 통합전산센터 구축 등 추가 정보통신(IT) 투자가 경쟁사보다 많이 늦어지면서 단기성과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오는 10월 김포시에 통합주전산센터 착공에 들어가는 KB금융은 2020년이나 돼야 통합전산센터를 마련한다. 신한·KB·하나·NH농협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중 통합전산센터 구축이 가장 늦다. kb금융의 최근 약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주장은 이런 뒤늦은 대형 투자에 근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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