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열풍?

입력 2017-07-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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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교보문고

일본의 세계적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신작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가 12일 정식 출간되면서 ‘하루키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서점가에 따르면 하루키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는 예약판매 기간 판매량부터 ‘1Q84’의 예판 기간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는 흥행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부터 예약판매가 진행된 이 책은 곧바로 베스트셀러 정상에 올랐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예약판매를 포함해 출간 첫날까지 ‘기사단장 죽이기’ 판매량은 1만1900권(1편 6200권ㆍ2편 5700권)을 기록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는 12일 오전 ‘기사단장 죽이기’의 별도 매대를 설치했다. 14일 오전부터는 하루키의 주요 작품과 책에 소개된 음반 등을 엮은 특별 진열이 이뤄지고 있다. 교보문고 측은 특별 진열이 시작되면 하루키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를 비롯해 그의 과거 작품들의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터넷서점 예스24 역시 ‘기사단장 죽이기’가 예약판매 기간(6월 30일∼7월 11일) 1만5115권이 판매됐고, 출간일인 12일 첫날 판매량도 3174권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판매 호조를 보이며 각 인터넷서점에선 일간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곧바로 이름을 올렸다. 예스24 관계자는 “보통 일주일 판매량이 1000권을 넘어서면 베스트셀러에 진입하게 되는데 ‘기사단장 죽이기’는 하루 3000권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하루키 파워’를 입증했다”라며 “ 예약판매 기간만 보더라도 전작인 ‘1Q84’보다 짧지만 4배 이상 판매됐다”라고 앞으로 흥행 가능성도 크게 점쳤다.

▲기사단장 죽이기/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1만6300원

‘기사단장 죽이기’의 흥행은 하루키의 전작에 대한 재조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인터파크 도서에 따르면 최근 열흘간 하루키의 대표 소설인 ‘1Q84’, ‘해변의 카프카’, ‘노르웨이의 숲’, ‘여자 없는 남자들’, ‘상실의 시대’ 등의 판매량이 전주 동기간보다 47% 증가했다.

하루키 열풍은 30대와 40대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기사단장 죽이기’의 연령별 구매 비율은 30대가 45.5%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30.8%, 20대가 12.8%로 뒤를 이었다. 알라딘에서도 연령별 구매 비율은 30대가 43.3%, 40대가 28.1%를 차지하며 높게 나타났다. 이어 20대가 19.0%, 50대 이상이 8.0%를 기록했다.

3040세대들이 하루키 열풍을 주도하는 데 대해 알라딘 해외소설 담당 최원호 MD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청춘의 표상과도 같았던 하루키의 책을 구매한 20대 독자들이 하루키와 함께 세월을 지나며 점차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하루키가 7년 만에 선보인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는 일본에서도 올해 2월 출간 당시 130만 부 제작 발행으로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도 문학동네는 애초 1ㆍ2편을 합해 10만 부를 찍고 예약판매를 시작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에 곧바로 20만 부를 추가 제작하고 정식 출간에 나섰다. 이는 국내 출판계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1Q84’에 이어 또 한 번 하루키 열풍이 장기간 지속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30대 중반의 초상화가 ‘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나’는 아내로부터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를 받고 집을 나와서 친구의 아버지이자 저명한 일본 화가인 아마다 도모히코가 살던 산속 아뜰리에에서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천장 위에 숨겨진 도모히코의 미발표작 일본화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견한다. 이 그림을 가져온 뒤로 ‘나’의 주위에서 기이한 일들이 일어난다. 이후 골짜기 맞은편 호화로운 저택에 사는 백발의 신사 멘시키 와타루가 거액을 제시하며 초상화를 의뢰하고 한밤중에 들리는 정체 모를 소리를 좇아 집 뒤편의 사당으로 가보니 돌무덤 아래에서 방울이 울린다. 멘시키의 도움으로 돌무덤을 파헤쳐보니 그곳엔 누군가 의도적으로 지어놓은 듯한 원형의 석실이 드러나고, 얼마 후 ‘나’의 앞에 그림 속의 모습과 똑같은 기사단장이 나타난다. 작가는 화자와 기사단장, 멘시키의 대화를 통해 도모히코가 살해당하는 기사단장을 그려 넣은 이유를 추론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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