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이사회 18일로 연기 요청...박삼구 회장 '장고' 돌입

입력 2017-07-13 10:47수정 2017-07-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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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3일 금호타이어 채권단 주관사인 KDB산업은행에 금호산업 이사회 연기를 요청했다. 채권단의 강경한 태도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시간끌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오전 중에 산업은행에 금호산업 이사회를 18일로 연기하겠다는 내용의 회신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산업이 이사회 연기를 요청한 표면적인 이유는 '사외이사들의 일정 조율'이다. 이사회 멤버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서재환 대표,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과 김도언 변호사,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 강정채 전 전남대 총장, 조재영 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당무지원단 부단장, 황성호 전 산업은행 본부장, 김희철 전 군인공제회 관리이사 등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는 이해당사자들이라 빠지므로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적어도 5명이 모여야 한다. 그러나 금호산업은 전일까지 사외이사들에게 이사회 소집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외이사가 직접 모이지 않더라도 서면 결의가 가능하다.

이를 두고 박삼구 회장 측이 14일부터 주말까지 대응방안을 고민한 뒤 방향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원 150여 명이 모여 2017 하반기 임원 전략경영세미나가 진행된다. 박 회장이 이 자리에서 직접 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선택은 크게 두 가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에게 다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거나 수정안을 거부하는 방법이다.

산업은행의 수정안을 받아들이면 경영권을 넘기는 셈이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 산업은행과 각을 세울 경우 박 회장 해임안이 주주협의회 안건으로 올라갈 빌미를 주기 때문에 다시 조건을 변경해 공을 넘기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반면, 산업은행에 제시했던 자구안으로 설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금호산업 이사회가 수정안을 거부할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수정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호산업이 제시한 안을 채권단이 역으로 수정해서 넘겼기 때문에 거부하는 것이 박 회장 입장에서 명분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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