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또 사상 최고치…北 위협에도 외국인들 한국시장 안 떠난다

입력 2017-07-1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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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채권·환율 시장 호조 지속

▲코스피 지수 추이. 출처 = 팻트셋, WSJ

세계 지도자들은 북한 핵위협을 최대 관심사로 두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국제 정세의 심각한 분위기가 무색하게 한국 시장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해 꽤 심각한 것들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ICBM 발사에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가 열렸고 여기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국인 한국의 주식, 채권, 외환 시장은 북한의 핵위협에도 호조를 보이며 외국인 자금이 물 밀듯 밀려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18% 상승하며 11일에도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3.90포인트(0.58%) 오른 2396.00에 장을 마쳤다. 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약 6610억 달러(약 761조6042억 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장-찰스 샴보르 신흥시장 전문가는 “지정학적 위험에도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이 차분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놀랍다”고 밝혔다. 그는 “CDS 시장은 현재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6월 외국인의 한국 채권 보유액은 매월 증가했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보유액도 7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유일한 사례라고 골드만삭스는 평가했다. 제프리스의 신 달비 글로벌 주식 애널리스트는 “유가와 인플레이션율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반도체에 대한 강한 수요가 북한이 일으킨 불확실성을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에서 강한 펀더멘털을 주목하고 있고, 이는 지정학적 위험보다 중시된다”고 말했다.

한국 원화 가치는 올 들어 지금까지 달러 대비 4.9% 상승했다. 한때는 8.6%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대만달러화는 6.1%, 일본 엔화는 2.3%, 중국 위안화는 2.2% 올랐다. 아시아 국가 중 한국 원화가 가장 강세를 보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한국의 원화 변동성이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낮은 변동성으로 안정적인 원화는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한국 가톨릭대학교의 허인과 주현평 교수가 발표한 2016년 학술지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었다. 2004~2015년 연구한 결과, 처음 몇 해 동안은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는 데 반응했으나 이후 익숙해지면서 반응 정도는 줄어들었다. 스위스 줄리어스베어은행의 마크 매튜 아시아 담당 애널리스트는 “오직 5명 중 1명의 고객만이 북한이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했다”며 “투자자들은 내성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북한의 도발을 과거에 해왔던 수많은 허풍 중 하나로 치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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