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새정부 부담감에 SK증권 공개매각으로 전환

입력 2017-06-09 09:17수정 2017-06-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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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입찰 통해 투명성 확보

SK(주)가 SK증권을 공개매각하기로 한 것은 거래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SK 측은 지난해부터 별도 협상을 통해 SK증권 지분 10.04%에 대한 매각을 추진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협상도 진행했다.

그러나 SK가 수의계약을 통해 SK증권을 매각하면 파킹딜(일정기간 후 지분을 되사는 계약)이 아니냐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이 때문에 SK는 8일 SK증권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 공개 매각 절차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중간금융지주사 도입에 반대하는 것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를 겨냥하는 것도 공개매각으로 전환한 배경으로 꼽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증권의 상호를 유지할 수 있는 매각 방안을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김신 SK증권 사장의 경영자 인수(MBO), SK(주) 자회사가 아닌 관계사인 SK케미칼로의 매각 등이 검토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회사는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없지만 SK케미칼은 일반지주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들 모두 기업집단국을 신설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SK가 SK증권을 매각하게 되면 금융부문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SK그룹은 최 회장 및 특수관계인→SK(주)→주요 계열사 순으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 중 유일한 금융회사인 SK증권은 SK(주)의 자회사였다. 해당 회사는 1992년에 선경그룹(현 SK그룹)에 편입됐다. 25년 만에 계열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SK증권의 새 주인이 관련 사업부문을 보유한 전략적투자자(SI)일 수 있기 때문에 ‘SK’ 상호는 유지되지 못할 수 있다.

SK증권의 매각은 흥행이 점쳐진다. 가격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SK증권 지분 10.04%의 매각 가격은 5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통상 금융ㆍ증권사의 매각 가격은 주가순자산비율(PER)로 산정한다. 지난해 말 기준 SK증권 PBR를 1로 봤을 때 지분 10.04%의 가치는 415억 원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지분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때 더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 것을 고려해도 500억~600억 원 수준을 웃돌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새 투자자가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 30%대로 높일 경우 매각가는 2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K증권의 인수 후보로는 복수의 금융사 및 PEF 운용사가 꼽히고 있다. 그동안 SK 측이 시장수요를 파악한 만큼 이미 유력 인수 후보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PEF 중에는 SG PE, 스톤브릿지캐피탈을 비롯 국내외 복수 운용사들이 SK증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DGB금융, JB금융도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지방 금융지주사의 경우 공개적으로 증권사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

SK증권 매각은 올해 8~9월 전에 마무리 될 예정이다. SK(주)는 2015년 8월 SK C&C와 합병하면서 SK증권 지분을 보유했다. SK(주)는 8월까지 SK증권 지분을 처분하지 못하면 과징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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