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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형마트, 소송 전에 소비자 마음 헤아려야
입력 2017-05-17 10:33
이꽃들 산업2부 기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최근 소송을 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1’행사 직전 가격을 두 배 이상 올린 것은 소비자를 기만한 것이라며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이다.

대형마트들은 공정위가 ‘1+1’ 행사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아무 문제없이 이뤄진 행사를 무리하게 제재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또 ‘1+1’ 행사 직전 가격을 올린 것은 그동안 할인하던 상품을 정상가로 원상회복(原狀回復)한 것일 뿐 소비자를 속이려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공정위와 대형마트의 대립은 양측이 ‘정상가의 실체와 기준’에 대한 법적인 해석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대형마트들이 이번 소송에 앞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봤는지 묻고 싶다.

대형마트들이 ‘1+1’ 행사를 비롯해 ‘최저가’, ‘쿠폰 특가 할인’, ‘카드 청구 할인’, ‘파격 할인’, ‘통큰 할인’ 등 다양한 명칭을 활용한 할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들로서는 정확한 할인 액수나 정상가격 등의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한 푼이라도 싸게 구입하고자 대형마트를 찾았던 대다수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의 상술에 악용(惡用)당했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사상 최악의 내수 침체기에 그렇지 않아도 소비자들은 하루하루가 팍팍하기만 하다.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가계부채는 늘어만 간다.

이번 기회에 대형마트들도 무분별한 파격가, 할인가 등의 미끼 상품 행사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팍팍한 생활에 단비 같은 상품을 제공하는 진정성을 먼저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대형마트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1+1’ 행사, 저거 사기야? 아니야?”라는 의문을 품는 소비자가 과연 그 한 사람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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