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앞두고…캐나다 채찍질 강도 높이는 트럼프

입력 2017-04-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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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공약 이행 성과 없어…중국 대신 캐나다로 비판 대상 돌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정책 비판의 화살을 중국에서 캐나다로 확실히 돌린 모양새다. 캐나다의 무역정책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가하면 캐나다산 목재에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등 날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캐나다가 위스콘신 주는 물론 양국 국경지대에 있는 다른 주의 미국 낙농업자들의 사업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다. 두고 봐라”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지난주에도 캐나다의 최근 미국산 치즈 원료용 우유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질타했다. 그는 “캐나다가 우리 낙농업자들에게 한 일은 수치스러운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미국 농업을 장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캐나다가 미국에 매우 거칠게 행동해왔음을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미국 상무부가 단독주택 건설 등에 사용되는 미국 수출용 소프트우드 목재에 캐나다가 불법 보조금을 지원했다고 판단하고 캐나다 목재에 20% 상계관세를 부과, 5개 캐나다 개별 업체에는 3~24% 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양국은 목재 부문에서 수십 년 간 해묵은 갈등을 빚어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결정이 비록 예비 판정이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지금 조치로도 캐나다산 목재 수입을 꺼리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취임 100일을 앞두고 중국을 대상으로 하려던 보호무역정책에 대한 강경노선을 캐나다로 바꾸려는 의도라고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문제 협력을 위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또 자신의 공약이었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액의 관세부과 역시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러나 취임 이후 공약이 지켜진 것보다 지켜지지 못한 것들이 더 많아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도 연방정부가 셧다운(업무 정지) 위기에 몰리자 한발 물러선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보수 매체 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오는 28일이 처리시한인 올해 임시 예산안에 국경장벽 건설을 포함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의 반발로 예산안이 기한 내 처리되지 못해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에 몰리자 이마저도 자신의 공약을 관철시키지 못하게 됐다.

한편 이날 미국 달러 대비 캐나다 달러 가치는 1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연이은 트럼프 공세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재협상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듯 CN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전쟁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프릴랜드 장관은 CNN에 출연해서는 “캐나다의 경제적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면 우리도 강경하게 나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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