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테러 쇼크…각국 국경 담장 더 높아지나

입력 2017-03-2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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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또 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 주말 프랑스파리 공항 총기탈취범 소동이 테러 미수에 그쳐 가슴을 쓸어내린 지 얼마 안 돼 이번에는 영국 런던 의사당 인근에서 테러가 발생해 영국은 물론 유럽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테러를 계기로 영국은 물론 유럽 전역에서 테러 공포감에 따른 반(反)이민 정서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오후 2시45분께 40대 남성 용의자가 영국 런던 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승용차로 보행자에 돌진했다. 이어 다리를 건너 의사당 인근에서 충돌한 뒤 차량에서 내려 칼을 들고 진입을 시도하다가 무장 경찰의 총을 맞고 숨졌다. 경찰 발포 직후 용의자는 병원으로 이동됐으나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용의자의 칼을 맞은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최소 40명이 다쳤다고 영국 경찰 당국은 밝혔다. 특히 이중 한국인 관광객 5명도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용의자가 40대 이슬람 설교자 아부 이자딘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이자딘 형제의 발언을 인용해 이자딘이 아직 수감소에 있다고 전했다. 이자딘이 용의자라고 보도한 채널4뉴스 역시 오보였다고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이라크나 시리아에서 활동하다 온 지하디스트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며 일부 목격자들의 증언으로는 40대 아시아계 남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테러는 런던에서 일어난 테러 공격으론 2005년 7월 출근길 테러 이후 영국 최악의 테러로 기록됐다. 2005년 지하철과 버스에서 네 차례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해 52명이 숨졌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벨기에 브뤼셀 테러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해 이날, 브뤼셀 유럽연합(EU) 본사 인근에서 연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32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전날인 21일에는 영국 정부가 이슬람 6개국에서 출발하는 영국행 항공기에 스마트폰보다 큰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해 반 이슬람 정책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가뜩이나 유럽 각국이 브뤼셀 테러 1주년을 맞아 테러 발생 경계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황에서 테러가 발생해 영국을 포함한 유럽 각국에서 테러 대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테러로 오는 29일 EU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공식 통보를 앞둔 영국은 새로운 악재에 부딪히게 됐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폭력과 테러를 통해 이들 가치를 파괴하려는 시도는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정상들도 테러 대응에 뜻을 모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등이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공동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메이 총리에 위로 전화를 걸어 테러 대응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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