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사드 보복’에도 실리 챙기는 중국…현대차·LGD 잇단 방문

입력 2017-03-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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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기술 배우기 위한 전략적 방문으로 풀이

중국 정부가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를 잇달아 감행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내 기업들을 방문하며 실리를 챙기고 있다. 선진 기술의 습득과 도입을 위해 한국 기업들과 관련 논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장쑤성 옌청시 왕룽핑(王榮平) 공산당위원회 서기는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을 찾았다. 기아차 중국 합작사인 위에다 그룹 왕롄춘(王连春) 주석, 허둥펑 그룹 웨이(何伟) 부서기와 동행한 왕 서기는 설영흥 현대차 그룹 고문, 권문식 현대·기아차 부회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만나 둥펑위에다기아의 향후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옌청시에서 기아차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연산 89만 대 규모로 12개 차종을 생산해 중국 전역에 판매하고 있다.

왕 서기 일행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도 방문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장쑤성의 난징시에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어 옌청시와는 직접적인 연은 없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왕 서기 일행은 관례적인 교류 협력 강화를 위한 차원에서 LG디스플레이를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왕 서기 일행의 방문에 대해 관례적인 차원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해외 공장이 있는 도시의 고위급 관계자가 방문하는 것은 정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 역시 “옌청시 방문단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정례적인 차원에서 LG디스플레이를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설명처럼 중국 지방 정부가 방한 시 기업을 찾는 것은 통상 있는 일이지만,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를 취하는 현재 상황에선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국이 한국 정부와 기업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와중에 지방 정부가 독자적으로 한국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결국 ‘실리’를 채우기 위해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의 “중국의 당 서기 방문은 수 개월 전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사드 문제로 인해 방문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는 전언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왕 서기 일행은 지난 6일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중국 내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자 ‘스마트시티 구축사업 시범도시’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와 LG디스플레이 방문도 아직 국내보다 뒤처진 자동차·디스플레이 산업의 선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 역시 제기되고 있다.

옌청시가 속한 장쑤성은 중국 내 성·시·자치구 가운데 국내총생산(GDP)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한중 교역의 약 22%를 차지하는 국내 기업이 가장 많이 투자한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 스타이펑(石泰峰) 장쑤성 성장이 방한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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