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건축물] 롯데월드타워, 3000억 들여 그리고 지우고… 30년 고민 끝에 ‘붓끝 곡선미’

입력 2017-01-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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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전문 美 KPF 설계 맡아 ‘한국의 美’ 완성

KPF(쿤 페더슨 폭스 어소시에이츠) 디자인 설계를 거친 롯데월드타워 외관은 작년 10월 완벽한 모양새를 갖췄다. 타워 외부에는 커튼월(유리창 틀) 2만1000여개와 유리창 4만2000여장이 부착됐다. 1987년 사업지 선정 이후 30년, 2010년 11월 건축 인허가 이후 착공 6년여 만의 완성이다.

사실 롯데월드타워의 디자인은 1987년 사업 시작 이래 30년간 20차례 이상 변경됐다. 여기 들어간 비용만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외관 디자인은 화려함을 갖추거나 파리 에펠탑과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를 연상시키는 서구적 디자인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결국 한국 문화의 미를 강조한 지금의 디자인이 적용됐다. 현재 롯데월드타워의 외관은 상부로 올라갈수록 점차 형태가 좁아지는 원뿔 형태의 디자인을 갖추게 됐다. ‘당간지주’, ‘방패연’, ‘삼태극’, ‘대나무’, ‘엽전’, ‘전통문살’, ‘첨성대’, ‘가야금’, ‘도자기’ 등 다양한 전통요소가 모티브로 사용됐다.

KPF의 설계 책임자 제임스 본 클렘퍼러는 디자인은 물론 안정성면에서도 자신감을 보여왔다. 클렘퍼러 사장은 “롯데월드타워의 메가칼럼(뼈대 역할)은 크고 단단해 비행기가 직접 부딪치는 모의실험에도 원형 그대로를 유지했다”고 말한 바 있다.

KPF는 유진 콘과 윌리엄 페더슨, 셸던 폭스가 1976년 설립한 건축설계 사무실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영국 런던과 중국 상하이 등에 지점을 두고 있고, 국내에서는 2003년 완공된 포스틸타워, 1999년 개관한 로댕 갤러리 등으로 신뢰를 쌓아 왔다.

현재 세계 초고층 건물 설계는 미국의 KPF와 SOM으로 양분돼 있다. SOM은 미국 내 다수의 초고층건축은 물론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를 설계했고, KPF는 중국 상하이 국제금융센터를 비롯해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 미국 333웨커드라이브, 세계은행, USA투데이 본부 등과 같은 글로벌 건축물들을 만들어냈다. 두 회사는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SOM은 해운대 엘시티, 타워팰리스, 아셈타워,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여의도 63빌딩 등을 탄생시켰고, 삼성 서초사옥과 인천 송도의 동북아무역센터는 KPF의 손길을 거쳤다. 삼성 강남 사옥이 건설될 당시 업계는 이 빌딩이 최첨단 기능으로 서초 IT밸리의 중심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뉴욕 IBM본사를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회사인 만큼 설계로 IT업무에 가장 적합한 인프라를 갖추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KPF는 SOM보다 40년 늦게 설립됐지만 모던함이 강조된 개성있고 차별화된 건축물로 SOM에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밀어오며 국제적인 성과를 거둬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건축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지만 KPF와 SOM은 세계 설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KPF는 특히 기술과 함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세계 스카이라인 시장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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