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돌린 롯데 ‘개혁’ 고삐…출발점은 ‘호텔롯데’ 조기상장

입력 2016-09-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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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혁신안 내달 발표…기업문화·지배구조 개선 실행 마련 추진

구속을 가까스로 피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작년 8월부터 추진해온 호텔롯데 상장을 포한함 개혁 작업의 고삐를 바짝 죌 계획이다.

29일 새벽 4시께 영장이 기각되면서 18시간 만에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나온 신 회장은 “우리 그룹에 미흡한 점이 있었고, 좀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국민들께 약속했다. 이후 가회동 자택으로 향하지 않고 소공동 호텔롯데 콘퍼런스 룸에서 30분 정도 정책본부 사장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여전히 그룹이 위기 상황인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경영정상화 및 지배구조 개선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이날 오후 1시 45분께 서울 소공동 롯데타워 26층 집무실로 출근한 뒤에도 정책본부 실장(사장급)들을 만나 이같은 당부를 거듭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한다”며 ”기업문화 및 지배구조에 관한 추가 개선 실행 방안을 모색하자“고 주문했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신 회장과 롯데 임직원들의 의지가 어느때보다도 강하다”며 “다음달께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그룹도 그 지적 내용 등에 맞춰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혁신안의 핵심은 지배구조와 기업문화 개선, 고용창출, 윤리경영 원칙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개혁의 첫 출발점은 한·일 롯데를 잇는 연결고리인 호텔롯데 상장이다. 당초 6월 말 호텔롯데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했으나, 6월 초부터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와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에 대한 강도 높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결국 상장 계획이 무산됐다.

신 회장이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는 한국 롯데의 일본 롯데에 대한 종속 논란을 불식하고, 완전한 한국기업으로 재탄생해야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신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기된 12개 L투자회사들(지분율 72.65%)이고, 여기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19.07%)까지 더하면 사실상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호텔롯데 지분의 99% 가까이 장악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한·일 롯데 총수 자리에 오른 뒤 경영권 분쟁을 거치며 일본 기업 논란 불식 차원에서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고, 국내 대기업집단(재벌) 가운데 가장 복잡했던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의 80%를 끊었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일본 주주의 영향력이 90%대에서 50%대로 줄어 한국 롯데의 독립성과 자율권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고위 임원은 “신 회장의 구속은 피했지만 롯데 계열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남은데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의 재판과정이 남아있는 등 여러가지 정황상 내년쯤 호텔롯데 상장이 다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과 더불어 추가 지배구조 및 기업문화 개선 등의 방안과 대외 이미지 쇄신안 등도 마련해 실행할 방침이다. 롯데는 앞서 작년 9월에 그룹 내·외부 위원과 실무진 20여 명으로 구성된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출범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사랑받는 기업’을 목표로 계열사 자율경영 확대, 협력사와의 수평적 관계 강화, 청년 일자리 창출 강화, 능력중심 열린 채용 확대, 롯데 엑셀러레이터(청년 창업 지원 전문회사), 여성 리더 육성 등을 추진해왔다. 롯데 관계자는 “비판 여론을 감안해 롯데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계획 중이며, 투명하고 정직한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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